제19장
차가운 술이 한서준을 꽤나 정신 차리게 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며, 장희주가 한 말을 느릿느릿하게 반복했다. 그 말의 속뜻을 파악하는 데에만 5분이 걸렸다.
자기가 이시아를 좋아하게 된 걸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수없이 맴돌았고, 결국 그는 확실한 답을 얻었다.
자기는 이시아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소식을 듣고 자기의 마음이 이렇게 아플 리가 없잖아?
오랜 침묵이 흐르자, 룸 안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일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개될 줄은 몰랐던 그때, 한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한 글자 한 글자마다 단호한 말투였다.
“그래, 나 이시아를 좋아해.”
장희주는 이 말을 듣고 바로 이성을 잃고 그에게 다가가 따귀를 날렸다.
“너 미쳤어? 걔가 뭐가 그렇게 좋아서 네 마음을 이렇게 붙잡고 있는 거야?”
그 따귀에 한서준은 완전히 정신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눈을 꼭 감았다.
“우린 3년 동안 함께했어. 걔는 모든 면에서 완벽해. 잘못한 건 나였고, 내가 걔한테 미안해.
“하지만 너희 이미 헤어졌잖아!”
장희주가 큰 소리로 이 말을 내뱉자, 한서준의 표정은 더욱 침울해졌다.
“그래, 우리 헤어졌어. 하지만 난 시아를 떠날 생각이 없어. 5일 후에 파리로 가서 다시 그녀를 되찾을 거야.”
룸 안의 사람들은 모두 입을 쩍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 말이 한서준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 한마디에 장희주의 마음속 방어선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 당시 사람들은 한서준이 자기를 미치도록 좋아한다고 했지만, 자기가 해외에 나간 4년 동안 그는 한 번도 자기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시아가 떠난 지 일주일도 안 되어, 그는 먼저 한 번 파리로 날아갔고, 거절당한 후에도 계속 쫓아가려 했다.
그가 전 여자친구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다면, 그럼 자신은 뭐란 말인가?
룸 안은 매우 조용해졌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때의 침묵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했다. 장희주는 얼굴이 화끈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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