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하인들이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서로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그녀가 입을 열었다.
홍수경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나섰다. “민지 씨, 예의 없게 그러면 안 돼요.”
배민훈은 화난 듯한 어투로 말했지만 알 수 없는 온화함이 느껴졌다. 그는 평소 도도하던 자세를 버리고 젓가락을 들어 송민지의 그릇을 두드렸다. “이리 와서 밥 먹고 좀 있다 가도록 해. 나중에 배고파 울지 말고.”
송민지는 성큼성큼 당당하게 걸어가 배민훈의 왼쪽 자리에 앉더니 음식을 우걱우걱 먹으며 이미지 따위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이시아는 침묵하다가 다른 쪽으로 가서 앉아 직접 국 한 그릇을 떠주며 말했다. “이따가 우리랑 같이 나가자. 마침 나도 나가야 하니까 가는 방향이 같을지도 몰라.”
송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요.”
그때 배민훈이 입을 열었다. “밥 먹을 때 말하는 거 아니야.”
그러자 이시아가 대답했다. “괜찮아. 난 민지가 말하는 걸 좋아해. 밥상이 너무 조용해서 민지의 목소리가 안 들리면 오히려 적응이 안 돼.”
그녀가 비위를 맞추고 있다는 걸 송민지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시아는 배민훈을 사랑한다. 그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이거 먹어봐, 탕수육인데 너 먹어봤는지 모르겠어.”
송민지가 대답했다. “고마워요, 새언니.”
이시아가 한마디 했다. “오빠랑 함께 이미 학교에 가서 얘기해놨어. 지난번에 학부모 회의에 가지 못해서 가봤어. 담임 선생님이 네가 성적이 부쩍 올랐다고 칭찬하셨어.”
“그리고 최고의 과외선생님도 찾았어...”
그들이 학교에 갔다는 말을 들은 송민지는 식은땀을 흘렸다. 만약 그녀가 주익현과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배민훈은 화를 참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보니 배민훈은 모르는 듯했다.
“가정교사로, 주익현을 부르면 안 돼요?” 송민지는 조심스럽게 배민훈을 바라보다가 차가운 그의 눈빛과 마주치고는 목소리를 낮췄다. “내 말은, 주익현의 집안이 어렵고, 어머님도 아프시니...”
그녀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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