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핸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는 30초가량 울렸다. 배민훈은 냉정하게 전화를 끊고 핸드폰 카메라로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송민지의 사진을 찍어 보냈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었다는 표시가 뜨더니 더 이상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고 답장도 오지 않았다.
숙제를 하던 송민지는 문 앞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손에 들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배민훈을 발견하고 볼펜을 꽉 움켜쥐었다. 순간 긴장한 송민지는 볼펜을 내려놓고 작은 보폭으로 뛰어갔다. "오빠, 또 내 핸드폰 몰래 훔쳐봐요?"
그러자 배민훈이 핸드폰을 위로 들어 올렸다. 미처 뛰어오던 발걸음을 늦추지 못한 송민지는 배민훈의 가슴에 안기다시피 부딪혔다. 배민훈이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며 등을 벽에 기대고 고개를 숙여 송민지를 바라보았다. "핸드폰에 오빠가 알면 안 되는 비밀이라도 숨겨져 있어?"
송민지는 미간을 찡그리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비밀 같은 거 없어요. 핸드폰 돌려줘요. 안 그러면... 앞으로 오빠 아는 척도 안 할 거예요."
송민지의 초조한 얼굴을 눈에 담으며 배민훈의 검은 눈동자가 서서히 어두워졌다. 배민훈은 눈동자 속의 서늘한 기운을 감추며 다정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민지야, 오빠를 속이지 못한다는 거 너도 알잖아."
위로 손을 뻗었던 송민지가 갑자기 손을 내렸다. "다 봤잖아요? 그런데 뭘 더 물어요."
송민지는 화를 내며 몸을 돌렸다. 자신이 주익현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았거나 주익현이 또 아무 답장도 보내지 않은 것을 본 것이 뻔했다. 아마 배민훈의 눈에는 자신의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보일 것이다. 배민훈이 주익현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송민지는 아무래도 괜찮았다.
송민지는 정말 화가 난 것인지 책을 정리하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배민훈은 송민지에게 다가가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오빠 네 핸드폰 안 봤어. 아까 누가 핸드폰으로 전화 왔었다면서 하인이 가져다줘서 누구한테 걸려온 전화인지 본 거야. 네가 싫어하니까 오빠는 이제 네 핸드폰 건드리지 않을게."
송민지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되물었다.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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