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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장

송민지는 농구공을 안고 껄렁껄렁하게 걸어가는 기성태를 보며 말했다. “가서 주세훈에게 사과하고 병원비도 네가 다 부담해. 그럼 내가 허진을 찾아줄게.” “송민지, 이제 오지랖이 습관이 됐어? 계속 나한테 이렇게 말을 해? 네 주제에 감히?” “단순히 너 같은 사람이 눈에 거슬릴 뿐이야.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영원히 허진을 못 보게 할 거야.” 송민지는 담담한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았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허진 아니야? 그녀가 이렇게 학교에 오지 않는데 걱정도 안 돼? 만약 자기 여자 친구도 걱정하지 않는다면 그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지. ” “그럼 잘 생각해 봐.” 송민지는 저녁에도 물리 수업이 있었기에 수업이 끝나면 항상 학교 앞에서 집으로 가는 차를 탔다. 그녀가 군영 저택으로 돌아온 후로부터 김운성도 한가해서 항상 그녀를 데려다 주거나 데리러 갔다. 시간이 몇 시든 말이다. “오늘은 급하게 저택으로 돌아가지 말고 먼저 병원에 들를래요.” 운전기사는 곤란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하지만 아가씨께서 학교가 끝나면 아무 데도 가지 못하게 하라는 대표님의 분부가 있어서요. 만약 다른 곳에 가신다면 대표님에게 미리 말씀 드려야 해요. ” “됐어요... 안 갈래요.” 배민훈은 무슨 일이든 다 그녀를 감시해야 했다.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지? “잠깐만요, 그래도 병원에 들렀다가 가요. 제가 나중에 오빠한테 설명할게요.” 이미 한 번 도와줬으니 또 도와줄 필요는 없었지만 그 어린 여자애가 선물한 바람개비를 떠올리며 그녀는 마음이 약해졌다. 그때 송민지를 바라보는 여자애의 눈빛이 송민지의 마음을 건드렸다. 병원으로 가는 김에 그녀는 사과 한 박스와 해바라기 꽃다발을 샀다.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김운성은 송민지 뒤를 따라 함께 병원으로 들어갔다. 문밖에 선 송민지는 걸음을 멈추었다. “아가씨, 안 들어가세요?” 송민지는 손에 든 해바라기꽃을 만지작거리면서 대답했다. “아니에요, 깨어났으니까 됐어요.” “제가 누군지 안 알려줘도 되니까 기사님께서 전해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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