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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분위기 넘치는 라이트와 거대한 스크린에서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까지 모든 것이 소녀가 마음속으로 그리던 몽환적인 동화 같았다. 송민지는 동화 속의 공주처럼 그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다. 식탁 위에 놓여 있던 초와 스테이크, 그리고 그녀만 한 분홍색 케의크 위에는 진주가 가득 수놓아져 있었다. 송민지는 다시 이번 생을 사는 사람이었다, 전생에도 배민훈은 매년 그녀의 생일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기에 이번에도 크게 감동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은 결국 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배민훈이 식탁 앞으로 다가가더니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담배를 꺼내 피기 시작했다, 그가 내뿜는 담배 연기 덕분에 잘생긴 이목구비가 가려져 날카로움이 다시 엄습했다, 불쾌한 분위기도 서슴없이 확산되었다. "이거 다 저를 위해 준비한 거예요?" "마음에 들어?" 송민지는 배민훈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섰다. 배민훈이 이럴수록 송민지는 겁이 났다. 더구나 지금은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좋, 좋아요. 오빠가 저한테 주는 건 다 좋아요." 송민지가 천천히 식탁으로 다가가 앉았다, 눈앞에 스테이크가 차려져 있었지만 사실 그녀는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안 먹고 싶어? 아니면 주익현이 한 것보다 맛이 없어서 그래?" 그 말을 들은 송민지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니요, 마침 출출했어요." 그녀는 익숙하지 않은 척하며 포크로 스테이크를 집어 한 입 베어 물었지만 스테이크는 이미 차갑게 식어 원래의 맛을 잃었다. 전생에 배민훈 덕분에 송민지는 양식집에 많이 갔었고 스테이크도 많이 먹어봤기에 시간이 길어지자 입맛이 점점 까다로워졌다. 지금의 스테이크는 이상한 비린 맛밖에 느껴지지 않아 송민지는 뱉고 싶었지만 결국 억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맛있어?" 배민훈이 담뱃재를 털어내며 눈앞의 여자아이를 바라봤다. 송민지는 감히 맛이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네, 맛있어요." "오빠가 민지 생각해서 계속 기다리면서 생일 같이 지내주려고 했는데... 민지가 오빠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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