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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장

송민지는 오늘 정말 피곤했다. 어젯밤에 그녀는 제대로 쉬지 못했다. 사실 그 아이와 배연지를 보고 송민지는 마음속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고, 심지어 그 모자 두 사람을 마주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배민훈도 마주할 수 없었다. 송민지가 떠나고 싶어도 배민훈은 그녀를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고, 게다가... 송민지도 갈 곳이 없었다. 그녀는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배민훈은 송민지의 생활을 돌봐주는 사람이었다. 사람이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송민지는 배민훈이라는 유일한 가족을 잃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주익현이 자신의 경지를 개척할 것이고, 배민훈도 언젠간 주익현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송민지는 믿고 있었다. “오빠, 이제는 홑몸이 아니라 아빠가 됐으니 혼자 밥 먹는 법을 배워야 해요.” “저 올라가요.” 송민지는 가방을 메고 3층으로 올라가 습관적으로 자신의 방문을 여니 새로 꾸민 방과 침대에 누운 아이를 보게 되었다. 송민지의 손은 문손잡이를 꽉 잡았다. ‘배연지...’ ‘그 당시 너 도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뒤따라오는 발소리에 정신을 차린 송민지는 도망치듯 발걸음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섰고, 돌아서는 순간 남자의 어둡고 심오한 눈동자를 마주쳤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송민지는 갑자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저... 죄송해요, 일부러 들어간 게 아니에요. 방 바꾼 것을 깜빡했어요.” 송민지의 말투는 비굴함의 극치였다. 그녀는 힘겨운 걸음으로 남자 곁을 지나갈 때 갑자기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이 방 쓰고 싶으면 오빠한테 말해.” 송민지는 우물쭈물 말했다. “필요 없어요, 그냥 하나의 방인데요.” “오빠, 일찍 쉬세요.” 송민지는 위층 방에 들어갔다. 아래층의 방보다 공간이 절반으로 줄었고, 늘 쓰던 책상도 옮겨놓았다. 송민지는 열쇠로 잠긴 서랍을 열고 안에 있던 철 상자를 꺼내 열었다. “다행히 있네.” 철 상자 안에 흩어져 있는 몇천 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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