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이시아는 배민훈에게 팔짱을 끼더니 가녀린 몸을 그에게 기대며 일부러 부드러운 그곳을 그에게 부딪히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민지 새언니 신분으로 학부모회의에 참석하는 건데 이 옷 어때? 우리 민지 부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 이시아의 그 말은 송민지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이시아는 D시 도문그룹의 아가씨, D시의 명문가 자재였다. 그런 그녀의 신분으로 아무리 거지처럼 옷을 입는다고 해도 그 누구도 그녀의 신분을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녀 옆에는 배민훈 같은 약혼남까지 있었다. H시에서 D시까지 가려면 두 시간이 걸렸다. 학부모회의는 점심 12시에 시작되었기에 지금 출발하면 시간은 충분했다. D시에 있던 송민지는 다시 악몽에서 깨어났다, 어두컴컴한 꿈속에서 그녀는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견디며 흙에 묻혀있던 느낌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몇 번이나 깨어나려고 했지만 어떻게 해도 깨어날 수 없었다. 꿈속에서 얼마나 발버둥 쳤을 까, 그녀는 빛 한줄기를 보게 되었고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몸을 짓누르고 있던 흙도 점점 가벼워졌다, 누군가 그녀를 찾은 것이다. 송민지가 흙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녀는 비통한 배민훈의 눈빛을 봤다. 꿈속에서 송민지는 이미 사, 오십은 되어 보이는 중년의 배민훈을 본 것 같았다. 값비싼 슈트를 입은 채 피가 가득 묻은 두 손을 하고 뼈밖에 남지 않은 송민지를 품에 안은 채 마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린 것처럼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송민지는 심장을 잡고 이유 모를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심장이 너무 아팠다... 분명 꿈일 뿐인데 송민지는 왜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고 있는 건지. 마치 모든 것이 실제로 일어난 것 같았다. 송민지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없어, 이건 가짜야. 이건 꿈일 뿐이야.' 전생의 배민훈은 이미 이시아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았는데 어떻게 송민지를 기억하고 있을까. 송민지가 이시아에게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하고 상처를 많이 줬는데. 배민훈은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