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장
배민훈은 어린 송민지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마지막 기회를 줄게요.”
그러고는 송민지의 부모님을 쳐다보았다.
“3일 줄 테니 잘 고려해보세요.”
배민훈이 송민지의 손을 잡고 방으로 돌아왔다. 문을 닫은 뒤, 두 사람은 침대 위로 올라갔다. 송민지는 안쪽에 자리 잡고는 벽에 등을 기댄 후, 배민훈한테 손짓했다.
“오빠, 얼른 와요.”
배민훈이 침대 위에 눕자 송민지는 배민훈 옆에 찰싹 붙었다.
“오빠, 만약 오빠가 떠나게 되는 날이 오면... 민지를 데려갈 거예요? 아빠랑 엄마는 여기게 남는 건가요? 오빠, 민지는 오빠랑 아빠, 엄마랑 같이 지내고 싶어요.”
그해 송씨 부부는 영영 이 세상을 떠났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고 차에 불이 나는 바람에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는 얼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
부검한 결과, 여인은 3달 정도 임신한 상태였다.
경찰은 우발적인 교통사고라고 발표했다.
송민지는 하품하고는 책을 한쪽에 놓았다. 예전의 배민훈은 아무나 서재에 들이지 않았었다. 송민지가 슬리퍼를 신고는 과일 접시를 배민훈 앞에 들이밀었다.
“오빠, 저 먼저 가볼게요. 일찍 자려고요.”
“민지는 오빠한테 너무 다정한걸? 민지가 먹다 남은 과일을 주다니...”
배민훈이 안경을 내려놓고는 과일을 먹었다.
“어디까지 봤어? 책 가져와 봐.”
송민지는 의자를 끌어와 배민훈 옆에 앉았다.
배민훈이 임의로 책의 내용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창문 밖으로 우거진 나무가 보였다.
여름을 알리는 매미 소리와 바람에 나뭇잎이 흩날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달빛이 비껴들어 오는 방안은 고요하고 평온했다.
한편 교외의 집.
더럽다 못해 구역질 나는 냄새가 진동하는 방안은 여름이 되면서부터 더 심해졌다.
허름한 방안에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엄마, 좀 어때요? 차를 타지 못해서 늦게 온 거예요. 게으름 피운 게 아니라 약 사러 다녀왔다니까요.”
침대맡에 서 있는 남자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갓 다섯 살이 된 모양이었다.
배연지는 지금껏 빚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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