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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장

송민지는 배민훈의 손을 피하려고 뒤로 물러났다. “다치지 마세요!” 송민지를 다독이려던 배민훈은 손을 거두었다. “민지야, 다 들었어?” “아니요.” 송민지는 배연지가 폐기물 처리 공장에 갔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배민훈과 고서원의 대화에 관심이 없었지만 전생의 기억은 트라우마가 되어 송민지를 괴롭혔다. 송민지는 온몸을 덜덜 떨었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송민지가 다시 살아났다고 해도 배민훈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공포감은 어쩔 수 없었다. 송민지의 행동이 의아했던 배민훈은 마치 송민지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천천히 훑어보았다. 책이 바닥에 떨어졌고 송민지는 여전히 온몸을 떨고 있었다. 송민지는 온 힘을 다해 책을 주었고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제야 어두워진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배민훈은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뭘 무서워하는 거야? 아직도 떨고 있잖아.’ 배민훈은 천천히 다가가 송민지의 얼굴을 만졌다. 매끈한 피부 끝에 채 낫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아니긴. 민지가 오빠를 피했잖아.” 두려움이 극에 달하면 숨도 제대로 못 쉬게 되었다. 배민훈의 말 한마디에 송민지는 눈시울을 붉혔고 당장이라도 울 것만 같았다. 송민지는 배민훈한테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입을 열면 바로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꾹 참고 있었다. ‘만약 전생의 배민훈이라면... 정말 그렇다면...’ 송민지는 전생에 왜 자신을 다른 남자한테 보냈냐고 묻고 싶었다. ‘도대체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건데, 왜! 이시아 말은 잘도 믿으면서... 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날 찾아오지 않았던 거냐고!’ 송민지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빠, 무슨 말 하는 거예요. 이제는 집에 갈 시간이에요. 배고프니 얼른 가요.” 회사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저녁 7시였다. 등불이 켜진 스타그룹 건물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차에 올라탄 송민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창밖만 내다보았다. 배민훈이 운전한 적은 아주 드물었기에 조수석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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