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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장

“배민훈은 그 어린 년을 지키려고 마음 먹은 게 틀림없어. 배연지 하나로 모자라서 또...!” “배민훈이 원하는 게 대체 뭐야! 이씨 가문에서 결혼을 없던 일로 하려고 했을 때 배민훈이 직접 다시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었잖아. 그런데 지금... 배민훈은 너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약혼한 지 오래됐는데도 감히 너를 이렇게 대하는 걸 봐!” 이시아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건 내 문제지 민훈이를 탓할 일이 아니야. 게다가... 민지가 그동안 많은 고통을 겪었어. 얼굴도 다쳤을 뿐만 아니라 손도 못 쓸 뻔했어.” 심정순은 말할수록 점점 더 화가 나 허리를 잡고 침대 옆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입가에 맴도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걔는 그런 거 당해도 싸! 네가 누굴 닮아 마음이 이렇게 약한지 모르겠어. 다 네 쓸모없는 아버지 때문이지. 처음에 난 네 아버지의 점잖고 지적인 모습을 보고 속았다니까.” “네가 날 절반만 닮았다면 배민훈을 손에 넣고 뒤흔드는 건 식은죽 먹기지.” “넌 배씨 가문의 이상한 규칙 때문에 잘못 배웠어. 애초에 내가 네 아버지한테 널 배씨 가문에 보내지 말라고 설득했지만 네 아버지가 듣지 않았지. 그러면서 다 너를 위한 선택이라고 했어. 모두 헛소리잖아.” 이시아는 한숨을 쉬었다. “엄마,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배씨 가문에서 지낸 몇 년 동안 어르신께서 나를 잘 대해주셨어. 나 불만 하나도 없어. 그리고 민훈이도... 큰 잘못을 한 적은 없어. 난 민훈이를 믿어. 정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니까 나를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을 거야.” 이 말을 하면서 이시아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배민훈과 배연지의 일은... 늘 이시아의 마음속에 벗어나지 못할 상처로 남아 있었다. 배연지는 배민훈의 아이를 가졌었다... 그것도 이시아가 직접 이주림에게서 들었던 것이니 거짓은 아니다. 다만 아이가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는 모른다. 다시 생각하자 이시아는 이불 밑에서 손으로 침대 시트를 힘껏 움켜쥐었다. 지금의 이시아는 우아하고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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