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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장

배민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 한마디를 남겼다. “내일 퇴원수속 밟아. 군영저택으로 돌아갈 거야.” “하지만...” 고서원은 말을 하려다가 결국 아무 말도 더 하지 않았다. “네, 대표님.” 송민지는 사과 두 봉지를 들고 텅 빈 백초당으로 돌아왔다. 주익현이 없으니 송민지는 뭔가 텅 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익숙한 쓸쓸한 어두움이 그를 감쌌다. 송민지는 유선전화를 들고 번호를 눌렀다. 이시아의 번호였다. 지난번에 배민훈의 핸드폰을 놀다가 얼핏 봤는데 기억해뒀다. 한 번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안 받아서 끊어 버렸다. 이제 한 시가 다 되어가니까 이미 잘 시간이다. 송민지는 이유 모르게 정신이 또렷해서 사과를 씻어 먹고 밤을 새워서 남은 숙제를 했다. 숙제가 끝나니 이미 새벽 세시였다. ... 이 씨 저택. “사모님, 어젯밤, 전화 한 통이 왔었어요. 제가 받으려 하자마자 그쪽에서 끊어버렸네요.” 이시아는 수제 원단으로 만들어진 정교한 청색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묶어 올리고 목에는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어젯밤? 몇 시?” “많이 늦은 시간이었어요, 아마 열한시 였던 거 같아요.” 하인이 말했다. “알겠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나중에 다시 전화할 거예요.” 오늘은 주말이라 배 씨 가문 규칙대로 가문 연회가 있는 날이다. 이시아는 일찍 가서 준비를 해야 했다. 배씨네 저택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해외에서 그쪽의 일을 보고 있었다. 이시아는 배민훈에게 국을 떠서 가져갔다. 식사 중에 이주림이 물었다. “저번에 말했던 입양한다는 거 민지 그 애랑 어떻게 말했어?” 이시아는 조심스레 곁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반응이 없는 걸 확인하자 그제야 입을 열고 말했다. “민지가 싫다고 했어요. 주씨 가문에서 머물고 싶다는데 주씨 가문의 여건으로는 민지가 대학교 갈 때까지 지원해 주지도 못할 것 같아요. 거기에 계속 있으면 힘들기만 할 가봐 시간을 다시 내서 잘 얘기해보려고요.” 이주림도 의문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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