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장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나한테 손주며느리는 시아 밖에 없으니까 네 옆에 둔 그 계집애 잘 간수해, 그런 거 처리하는 건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럼 그렇게 해보시던가요."
분위기는 무척 살벌했다.
그리고 그때, 하인 하나가 말했다. "어르신, 도련님. 배연지 씨가 도련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
"감히 배씨 가문에 오다니, 당장 꺼지라고 해!"
그러자 하인이 난감하게 말했다. "배연지 씨가 오늘 꼭 도련님을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그럼 기다리라고 해."
배연지는 꾹 닫힌 대문 밖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서 있었다. 얼마나 있었던 건지 입술도 바짝 말랐고 안색도 창백한 것이 곧 쓰러질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 별장에서 나왔다. 이주림 곁에서 그녀를 돌봐주는 하인, 안지민이었다.
"도련님은 당신 안 만나줄 거예요, 그러니까 얼른 가요. 오늘 돌아가신 어르신 기일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때 오지 말았어야죠."
그때 다른 하인이 더러운 주방의 물을 배연지의 몸으로 부었다. 시큼한 냄새를 풍기던 물이 배연지의 몸을 뒤덮었다. "천한 것이 낳은 딸답게 뻔뻔하군요, 당신의 그 파렴치한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어르신도 그렇게 원통하게 돌아가셨을 리 없습니다. 계속 여기 서있다가는 다리를 분질러 버릴 줄 알아요!"
하지만 그런 말을 듣고도 꼼짝하지 않던 배연지가 갑자기 대문 앞에 무릎을 꿇더니 주먹을 꼭 쥐고 또박또박 말했다. "저는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제 어머니잖아요, 그러니까 제발, 오빠, 제 어머니 한 번만 보게 해주세요."
"어머니 만나게 해준다면 무슨 요구든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럼 네 어머니를 대신해서 돌아가신 어르신 앞에 무릎 꿇고 있어, 제사 다 끝날 때까지 일어날 생각하지 말고." 그때, 이주림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인들이 물러서자 안지민이 그녀에게 다가가 부축했다. 배연지를 내려다보는 이주림의 눈빛에 경멸로 가득 찼다. "원한에는 상대가 있고 빚에는 빚쟁이가 있는 법,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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