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핏자국을 다 닦은 송민지는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하지만 머리카락에도 피가 묻어있어 젖은 수건이 필요했다.
그녀의 질문에 배민훈은 긴 다리를 꼬더니 그녀를 주시하며 말했다. "H시로 출장 갈 거야. 왜? 무슨 일 있어?"
송민지는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시간이 없으면 더 좋다. 사실 송민지는 배민훈이 학부모회에 참석하길 바라지 않는다.
사실... 그의 신분이 너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송민지는 자신과 혈육 관계가 없는 오빠가 스타 그룹의 대표라는 걸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그녀는 조용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싶을 뿐이다.
한편 배민훈은 그녀의 표정을 보더니 곧바로 알아차렸다. 하지만 배민훈은 소녀가 컸으니 자신만의 비밀이 있는 것이 좋아고 생각했다.
그때 배민훈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더 이상 안 자면 날이 밝을 거야. 이만 자러 들어가."
송민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파에서 일어났다. "오빠,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오빠도 일찍 자요." 문 입구에 가서 바닥에 떨어뜨린 과자를 줍던 그때 그의 추궁하는 듯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랑 나갔던 거야?"
송민지는 대충 거짓말을 했다. "내일 주말이잖아요? 밥하기 싫어 대충 챙겨먹고 다음 주에 있는 모의고사 준비를 하려고요."
다 챙긴 뒤 배민훈이 이상을 감지할까 그녀는 얼른 방으로 돌아갔다.
처음부터 배민훈은 그녀가 주익현과 사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사실 주익현은 좋은 사람인데 오빠가 왜 그토록 주익현을 싫어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전생에도 마찬가지로 두 사람은 거의 적수였으며,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분야인 데다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였다.
하지만 D시의 시장은 그리 크지 않으니 호랑이 두 마리를 동시에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주익현은 그녀 때문에 그에게 패했다.
그렇게 송민지는 방으로 돌아와 이를 닦고 침대에 누운 뒤 금방 잠들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이미 점심 11시쯤이었다.
일어나고 보니 얇은 담요 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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