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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이 바보.' 그때 주익현이 창 밖을 힐끔 보더니 경고했다. "앞으로 집중해서 수업을 들어."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교문 앞에서 기다릴게. 내가 공부를 배워줄게." 송민지는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반성문을 받았다. 언제부터인지 송민지는 주익현이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졌다. 그때 송민지가 물었다. "밥은 제공하는 거야?" 주익현이 물었다. "그래. 뭘 먹고 싶은데?" 송민지가 곧바로 대답했다. "네가 한 거라면 뭐든 좋아." 주익현은 어릴 때부터 고생을 해 자립심이 강한 사람이다. 사실 이 점은 배민훈과 아주 비슷하다. 두 사람은 독립적인 성격이다. 배민훈이 배씨 가문에 돌아가기 전, 그들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 배민훈은 그녀를 너무 아껴 고생시키지 않고 단 한끼도 굶게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고아원 화재로부터 탈출한 뒤 길거리에서 산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철이 든 뒤에야 배민훈이 자신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는 걸 알았고 그때부터 서서히 배민훈을 돌보는 것을 배웠다. 결국 그렇게 배민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집안일도 배웠다. 혈육 관계가 아닌 이상 누구도 송민지를 양육할 의무가 없다. 사실 송민지는 항상 알고 있다. 배민훈이 자신을 키우는 것은 아버지가 그의 생명을 구해줬기 때문이다. 지금 배민훈은 배씨 가문으로 돌아가 스타 그룹의 상속인 신분이 되었으니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다른 세상의 사람이다. 그리고 전생에 송민지는 주익현의 손맛을 본 적 있다. 그의 음식 실력은 미슐랭 쉐프와 비교해도 마땅하다. 심지어 그가 성공하여 유명해진 다음에도 주익현은 여전히 다양한 요리를 배워 그녀에게 요리를 해주곤 했다. 학교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린 뒤, 주익현은 일부러 발걸음을 늦춰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송민지는 반에 돌아간 뒤 자습 시간에 교무실로 향해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자 담임 선생님은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듯 단지 힐끔 보고는 입을 뗐다. "모의고사가 끝나면 학부모회가 있는 걸 알지?" 그 순간 송민지는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모든 학생의 부모님들을 부르는 거야. 네 상황이 특별하다는 걸 아니까 오빠를 부를 수 있으면 될수록 불러. 만약 안 된다면 넌 그날 집에서 쉬어. 하지만 모의고사는 꼭 잘 봐야 해. 알겠지? 공부에 집중해." 송민지가 머리를 끄덕였다. "선생님, 알겠습니다." 그때 담임 선생님이 말문을 열었다. "그럼 돌아가서 아침 자습을 해." 송민지가 반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자 하율이 얼른 다가왔다. "어젯밤 주익현이 나한테 연락왔어. 민지야, 미안해. 실수로 네 얘기를 했어. 나한테 고깃집 할인권 두장을 준다는 말에 도무지 유혹을 참을 수 없었어." 하율이 양손을 모은 채 사과했다. 하지만 송민지는 신경 쓰지 않는 듯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오히려 너한테 고마워해야 해." 하율이 흠칫 놀랐다. "나한테 고마워한다고? 왜? 너 설마 주익현이랑 사귀는 거야?" 송민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때 하율이 다시 입을 뗐다. "사실 너랑 주익현은 아주 어울려. 내가 얼마 전 소설에서 봤던 남주, 여주처럼 너희는 아주 어울려. 너도 볼래? 내가 보내줄게." 송민지가 고개를 저었다. "그냥 너 혼자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그런 건 관심 없어." 하율의 취미는 소설이다. 전생에서 그녀가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돈을 벌었으며,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지만 소설의 저작권료로 많은 돈을 벌어 최고의 로맨스 웹사이트의 여왕이 되었다. 하여 하율은 생활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그날 송민지는 노트에 필기를 하며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주 열심히 공부를 했다. 보람찬 하루를 보낸 편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하교 시간이 되었다. 송민지는 꾸물거리며 마지막으로 교실을 나섰고 학교 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주익현을 발견했다. 학교 밖에는 당직 교사가 있기에 두 사람은 정정당당하게 같이 걸을 수가 없어 송민지가 주익현의 뒤를 따라갔다. 학교와 거리가 좀 멀어진 뒤에야 송민지는 재빨리 주익현의 곁에 섰다. "날 어디로 데려갈 건데?" 주익현이 물었다. "버블티를 마실래?" "응? 난 그런 거 안 마셔. 그냥 목 마르니 물이나 사 줘." 남자의 자존심도 챙겨줘야 하지만 버블티는 한 잔에 7천원이나 하니 송민지는 돈을 아껴주려고 물을 사달라고 했다. 그렇게 주익현은 물 두 병을 샀고 그녀에게 따뜻한 우유까지 더 사줬다. "널 우리 집으로 데려갈 수는 없어.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싶으면 다음에 해줄게." "이번에는 다른 걸 먹으러 가자." 그 말에 송민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난 달빛 국수집에 국수를 먹고 싶어. 야채는 싫고 고기만 잔뜩 넣은 고기 국수." 주익현이 물을 한 모금 마시자 섹시한 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좋아." 한 백화점의 국수집이다. 그녀는 배민훈을 억지로 데리고 간 적 있지만 배민훈이 입맛에 안 맞다고 하여 두 번밖에 가지 않았다. 그곳에 가는 손님은 대부분 학생들이라 같은 학교 친구를 만나다 해도 송민지는 겁내지 않았다. 그렇게 주익현이 주문을 마치자 송민지가 과체책을 꺼냈다. "이 문제 좀 봐줄래? 내가 두 번 풀어봤는데 첫 번째는 틀렸고 두 번째는 어느 단계가 틀린 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답은 맞았어." 주익현이 곧바로 책을 건네받아 힐끔 보더니 한 공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공식이 틀렸어. 그리고 계산을 잘못했어. 답도 우연히 맞은 것 뿐이야." 주익현의 한 마디에 송민지는 자신이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날 보는 거야? 내 얼굴에 답이 있어?" 그때 송민지가 활짝 웃었다. "아니야. 그냥 단순히 네가 잘생겼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 말에 주익현은 멋쩍을 기침을 했다. "집중해." 송민지가 대답했다. "응." 주익현은 3 분 내로 그 문제를 배워주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지 않아 송민지는 다른 과제를 쓰기 시작했다. "언니, 이 과자를 사려면 그냥 하인을 시키면 되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직접 와서 줄 서는 거예요? 한시간이나 넘게 줄 서야 하는데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 지난번 배민훈이 먹었던 과자가 이 가게 거야. 그 후로 먹는 걸 못 봤는데 일이 바빠 못 산 거 같아. 마침 나도 시간이 있으니 과자를 조금 사서 회사에 갈 거야." 익숙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송민지가 고개를 돌려보니 차분하고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이시아가 정교한 디저트 박스를 들고 있었으며, 배민훈을 언급할 때마다 얼굴에 달콤한 미소가 가득했다. 부잣집 딸은 머리 한 가닥조차 정교하게 정리되어 있어 지나가던 사람마저 머리를 돌리고 이시아를 바라보았다. 마침 이시아도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그녀는 싱긋 웃으며 송민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 송민지도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언니, 누굴 보고 있는 거예요? 아는 분이세요?" 이시아가 입을 뗐다. "괜찮으니 넌 먼저 돌아가. 난 배민훈의 회사로 갈 거야. 이 시간이면 식사를 하지 않았을 거야." 그때 그녀의 옆에 있던 여성이 갑자기 소근거리며 물었다. "언니, 형부가 밖에 여자를 두고 있다는데 설마 진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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