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말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돼." 주익현이 난감해하는 송민지를 알아차리고 말했다.
곧 택시는 제성 고등학교 앞에 멈춰 섰다.
"도착했어."
"여기, 네 종이 상자."
송민지는 직접 주익현에게 말하려고 했지만 고민하다 그만두기로 했다. "주익현, 내가 학교 끝나고 전화할게."
"응." 주익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택시에서 내린 송민지는 폐지 상자를 들고 학교로 들어섰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아직 떠나지 않은 택시를 바라보니 주익현 역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곧 송민지는 학교로 들어섰고 폐지 상자를 숨겨놓곤 손의 먼지를 털었다. "학교 끝나고 팔아야겠다."
한편 주익현과 서수환이 교실에 도착해보니 5분 뒤면 수업 시작이었다.
주익현이 노트북을 들고 내리자
서수환이 물었다. "익현아, 방금 송민지 좀 이상하던데. 네가 떠난다는 거 걔도 알고 있는 거 아니야?"
"너 H시로 가는 거 언제 걔한테 알려줄 생각이야?"
그 말을 들은 주익현이 눈을 내리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에 보지 뭐."
"너희 둘도 참, 너 그 사나운 얼굴로 힘들게 송민지 손에 넣었는데 지금 또 이렇게 갈라지게 생겼네."
서수환의 말을 들은 주익현이 입술을 꾹 물더니 사실을 털어놨다. "우리 사귄 적 없어."
"뭐?" 서수환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가하고 의심했다. "둘이 안 사귀었다고? 지금 누굴 속이려고 드는 거야? 주익현, 송민지가 너 좋아하는 거 나도 다 아는데. 방금 너 놓기 아쉬워하는 티가 얼굴에 다 드러났다고. 걔 분명히 말 안 한 뭔가가 있어."
"나도 알아."
"안다고? 그런데 왜 방금 차에서 안 물은 거야? 내가 있어서 묻기 좀 그랬어? 연애 좀 하는 거 가지고 뭐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야?"
"너 D시에서 수능 1등 따면 앞길이 창창할 거다, 송민지가 아니라 더 많은 여자들이 찾아올 거라고. 우리 아빠가 딱 그랬어, 그래도 결국 엄마랑 이혼했다고."
서수환의 말을 들은 주익현이 담담하게 대꾸했다. "달라."
그의 귓가에 송민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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