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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뭘 하려는 생각은 없어요.” 온유나는 손가락으로 차창을 톡톡 두드렸다. “전 단지 뒤끝이 길뿐이에요.” 어떤 일들은 쉽게 끝을 봐서는 안 된다. “숙모와 온지수, 그리고 삼촌까지 제 복수를 기다리고 계세요.” 말을 마친 온유나는 차 문을 열고 차에 탔다. “숙모,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차 문을 닫은 온유나는 이번에 차창을 내렸다. “참, 여기는 경찰서이니까 절대 멍청한 짓 하시면 안 돼요!” “온유나, 너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 했어!” 이때 분노한 온지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수야, 난 아무것도 안 했어. 뚫린 입이라고 막말을 해서는 안 되지.” “우리 집안을 철저히 망가뜨려야 만족할 거야?” 온지수의 말에 온유나는 손목의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대꾸했다. “난 그런 추악한 생각을 한 적이 없어. 그저 법률적인 수단으로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것들을 되찾으려는 것뿐이야.” 말을 마친 온유나가 손가락을 튕기자 운전기사는 차에 시동을 걸어 분노에 찬 무능한두 모녀를 뒤로하고 천천히 경찰서를 벗어났다. “온 대표님, 두 사람을 밀착해서 경계해야 해요.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 수가 있어요.” 이선아의 말뜻을 온유나도 잘 알고 있었다. 나문정과 온지수는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겨우 얻어낸 행복한 생활이 한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졌으니 그 누구라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온유나는 두 사람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 다치는 것보다 그들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까 봐 온유나는 더 걱정되었다. 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온유나도 그들의 약점을 틀어잡을 수가 없다. “세희미디어로 돌아가자. 재밌는 연극이 남아있는데 봐야지.” 온유나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이선아를 감질나게 만들었다. 외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요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은 억울한 누명을 쓴 오래된 사건이 정의를 실현한 것이겠지만 온유나의 비서인 이선아는 깊이 알고 있는 것만큼 온유나가 안쓰러웠다. 같은 여자로서 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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