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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성우진은 온유나를 지그시 바라본 후 옆에 있는 쇼핑백을 집어 들었다. 권민재는 침묵하고 있는 온유나를 보며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한참 후 온유나는 문자를 마저 답장하고 고개를 들어 권민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권 비서님, 할 말 있으세요?” 그녀의 말투는 단호했다. 그러자 권민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나 씨, 사실은 유나 씨도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는 성우진의 비서로서 당연히 성우진을 변호하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알고 있어요.” 온유나도 부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길게 자란 손톱을 바라보며 네일샵에 가서 네일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일은 대표님께도 잘못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 유나 씨, 한 번만이라도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자 온유나는 권민재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때 옷을 갈아입고 나오려던 성우진은 권민재의 질문을 듣고 문손잡이에 걸쳐 놓은 손을 멈추었다. 그는 온유나가 다른 사람에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여전히 언론 앞에서 했던 그 차가운 대답을할 것인지 궁금했다. 성우진은 그녀가 그렇게 냉정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온유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권 비서님, 제가 성우진이랑 이렇게 오래 엮이며 겪었던 일들, 부딪힌 벽들 전부 다 지켜보셨을 텐데요. 전 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머리를 박으며 넘어질 만큼 미련하지 않아요.” 비록 온유나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지만, 이 말만으로도 충분히 의도를 전달했다. 그녀는 성우진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사람은 성장하기 마련이고 그리고 이제 온유나도 성장했다. 이제 그녀는 억지로 얻으려 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예를 들면 사랑... 과거에는 아버지의 힘을 빌려서라도 노력해 봤지만, 이제는 아버지마저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더 이상 그럴 여력이 없다. 성우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억누르며 문을 열고 나왔다.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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