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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온유나는 우유를 한 모금 마셨는데 우유가 입가에 묻어 마치 콧수염 같았다. 성우진은 티슈 한 장을 뽑아 가볍게 닦았다. 온유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는데 순간 아파트에서 살던 날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때 그녀는 이렇게 성우진의 입가를 닦아줬는데 그녀의 이런 행동이 역겹다고 하면서 망설임 없이 피했다. 그 후로 그녀는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온유나는 정말 방법이 없었다. “성우진, 너 이거 재미없다는 생각 안 들어?” “아니. 난 내 아내에게 공들이기로 했어.” 성우진이 당당하게 말했다. “성우진, 난 이제 너의 아내가 아니야.” “조만간 네가 내게 돌아올 거라고 믿어.” 성우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 없어.” 온유나는 단호하게 대답하고 나서 일어나 가방을 들었다. 성우진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 엘리베이터.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성우진을 보며 온유나는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따라다니는 걸 그렇게 좋아하니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성우진, 언제부터 경호원 노릇을 좋아했어?” “안 좋아해. 하지만 내 아내에게 달라붙는 걸 좋아해.” 온유나는 또 말문이 막혔다.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택시 한 대를 잡았다. 차에 올라타자 성우진도 따라 올랐다. “성림 골목으로 가요.” 온유나가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네.” 운전기사는 뒷좌석에 탄 두 사람의 비주얼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아가씨, 신혼여행 오셨어요?” “아니요. 제가 아직 마음을 얻지 못했어요.” 성우진은 온유나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기사는 의미심장하게 성우진를 바라보며 말했다. “총각, 힘내요.” “네, 감사합니다.” 온유나는 아예 눈을 감았다. 성림 골목에 도착한 성우진은 요금을 두 배로 내고 온유나를 따라 들어갔다. 서승현의 안성시 집이 이 동네에 있었는데 이곳은 세월의 흔적이 군데군데 보일 만큼 오래된 거물이 많았다. 온유나는 신성현이 보낸 사진을 들고 번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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