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최서진은 의자에서 일어나 양복 단추를 잠그고 무심하게 말했다. "너 계속 트집 잡으면 정씨 가문에 주소를 넘길 수도 있어. 정호인이 기꺼이 직접 처리할걸?”
"감히 보냈다 봐요!" 최지아는 이를 악물었다. "나랑 정씨 가문의 혼사는 할아버지가 직접 정하신 거예요! 감히 방해해요?"
"네 생각엔?"
차가운 입술에서 네 글자가 떨어졌고, 그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게감이 있었다.
최지아는 순간 오싹해졌다.
그녀는 최서진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온세라를 보호하고 날 위협해서까지 해? 정말 그 벙어리가 마음에 든 거예요?"
최서진은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뒤에서 들려오는 최지아의 분노에 찬 질문을 들고 눈동자가 순간 사나워졌다.
최지아는 계속해서 불 난 집에 부채질했다. "오빤 정말 온세라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순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오빠가 모르게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어요?"
"너나 잘해."
최서진은 이 한마디를 남기고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계속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맹효연은 최서진의 차가운 표정을 보고 긴장했다.
"대표님, 바로 별장으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최서진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온세라는 요즘 뭘 하고 있지?"
"온세라 씨는 계속 정상적으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맹효연은 순간 당황했다. 보디가드는 주말에는 온세라를 따로 따라붙지 않았다.
어젯밤 온세라가 한 말을 떠올리며, 최서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할머니께서 퇴원하신 지 오래됐으니, 보양품 좀 보내드려. 성의 있는 걸로 준비해."
맹효연은 놀라며 물었다. "지금이요?"
"지금."
차가운 목소리에 맹효연은 한기를 느꼈다. "바로 보내겠습니다."
밤이 되자, 가로등이 하나씩 켜졌다.
택시는 최씨 가문의 별장 앞에 멈췄다. 온세라가 요금을 지불하고 문 앞에 서서 위층을 올려다보자, 마침 2층 서재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였다.
최서진이 이미 돌아왔다.
거실에 들어서자, 오미숙은 비꼬는 듯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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