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기태하는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듯한 모습으로 입을 열려다, 도서관이라 말하기 불편해 온세라의 팔을 잡아끌었다.
"나랑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
온세라는 기태하에게 이끌려 도서관 두 건물 사이의 빈 공간으로 나왔다.
"온세라, 솔직히 말해봐. 최서진과 결혼, 네가 하고 싶어서 한 거야?"
기태하는 온세라의 손을 놓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숨을 헐떡이던 온세라는 기태하의 말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온세라는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기태하는 온세라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내 눈 봐, 거짓말하지 마."
온세라는 손가락을 꽉 쥐고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태하를 마주보았다.
[난 할 말없어.]
"온재혁이 강제로 시킨 거구나."
기태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온성제약 자금난 때문에 널 최서진한테 팔아넘긴 거지."
확신에 찬 기태하의 말에 온세라는 당황했다.
[어떻게 알았어?]
기태하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얼굴이 굳어졌다. "정말이구나."
"흡!"
[기태하.]
온세라는 깜짝 놀라 기태하를 막으려 했지만, 기태하는 이미 '젠장'을 외치며 벽에 주먹을 내리쳤다.
빨간 피가 새하얀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온세라는 눈을 크게 뜨고 기태하의 손목을 잡아 상처를 확인했다. 손가락뼈 부분이 다 까져 피와 벽의 흰 가루가 섞여 있었다.
[나랑 병원 가자.]
기태하는 온세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온세라, 최씨 가문에나 나와."
온세라는 걸음을 멈추고 기태하를 등진 채 감히 돌아보지 못했다.
온세라도 이혼하고 싶었고, 그 끔찍한 남자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외할머니는 내가 돌볼게. 만약 최정 그룹이 두려운 거면 외할머니를 미리 해외로 모시면 돼. 이혼 소송은 내가 직접 맡을게. 아무 문제 없이 최씨 가문을 떠날 수 있을 거야."
기태하는 유명한 변호사였기에 충분히 가능한 소리였다.
한참을 망설인 후, 온세라는 용기를 내어 기태하를 마주 보았다.
[고마워, 근데 아직은 못 떠나.]
"왜?" 기태하는 순간 표정이 바뀌더니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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