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쪽인데," 뒤에서 밝고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그치, 세라야?"
온세라는 살짝 놀라며 마침내 뒤돌아 기태하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이야." 눈앞의 남자는 세라보다 한 뼘 정도 더 컸고, 잘생기고 환한 얼굴에 8년 동안 성숙하고 묵직한 매력을 더해 기억 속 모습보다 더 멋있어 보였다. 기태하는 세라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세라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너... 왜 여기 있어?]
8년 전, 기태하 가족은 해외로 이민을 가서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온세라의 29년 인생 중 기태하는 몇 안 되는 따뜻했던 존재 중 하나였다. 마치 작은 태양처럼 그녀의 청춘을 거의 다 밝히고,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시기에 흔들림 없이 그녀 곁을 지켰던 사람이었다.
도서관 옆 카페에서는 진한 커피 향이 퍼지고 있었다.
온세라는 맞은편의 남자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이 모든 게 꿈같았다.
"세라야, 내가 잘생긴 건 알지만 이렇게 계속 쳐다보면 나도 얼굴 빨개져." 기태하는 온세라에게 윙크를 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라는 참지 못하고 눈을 흘겼다.
[너 자기애는 여전하구나.]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기태하는 히죽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국 많이 변했더라. 네 근무 환경이 좋아 보여서 안심이야."
[언제 돌아온 거야?]
"좀 됐어. 근데 그동안 인사조정 때문에 바빴거든. 너희 할머니가 입원하셨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더 일찍 찾아왔을 텐데, 그랬으면 도움이 됐을 거야."
[인사조정?]
세라는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너 한국에서 일해?]
"물론이지. 내가 관광이라도 하러 온 줄 알았어?"
[그럼 너희 부모님은...]
온세라는 실례인 거 같아서 손짓을 하려다 멈췄다.
기태하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엄마... 2년 전에 돌아가셨어."
온세라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미안해.]
기태하의 가족이 갑자기 이민을 간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의 건강 문제였다. 그녀는 장기간 해외 치료가 필요했고, 기태하의 아버지는 국내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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