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사... 사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최서진은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저녁에 외할머니와 식사를 마친 온세라는 최씨 가문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고, 최씨 가문의 가정부들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온세라는 오히려 안도하며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갈아입을 옷을 챙겼다.
짐을 챙기다가 어머니의 유품인 검은색 작은 상자를 봤다. 외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리며, 온세라는 이 상자에 비밀이 있을 거라고 예감했다.
상자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을 때, 밖에서 옆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옆방은 최서진의 서재였다...
'최서진이 집에 있었어?'
온세라는 깜짝 놀라 황급히 상자를 옷장 아래에 숨겼다.
잠시 후 소리는 서서히 사라졌지만, 온세라는 여전히 불안했다. 망설이다가 문을 열고 나가 보니 아래층 주방에 불이 켜져 있었고, 길쭉한 그림자가 문에 비쳤다.
사실 온세라는 최서진이 밤중에 혼자 내려와 물을 끓이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 아니었다.
집에 가정부들이 있었지만, 최서진이 가정부들을 자주 시키는 일은 없었다.
"온재혁이 너한테 몰래 엿보라고 시켰어?" 주방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세라는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고, 계단을 붙잡고 이대로 내려가야 할지 다시 올라가야 할지 몰라 했다.
"차 다 끓이면 서재로 가져와." 최서진은 찻잎 통을 반쯤 열어둔 채 테이블에 놓고, 다른 쪽 계단으로 올라갔다.
온세라는 잠시 서 있다가 순순히 내려가 차를 끓였다.
최서진은 밤에 일을 할 때 우롱차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고, 이는 온세라가 결혼한 후에 알게 된 최서진의 첫 번째 습관이었다.
차향이 서재에 퍼지며 은은한 향이 풍겼다.
"외할머니 수술이 끝났다며?"
온세라는 차를 내려놓고 나가려고 했지만, 최서진의 목소리가 온세라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온세라는 고개를 들고 불안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시킨 일은 어떻게 할지 정했어?"
온세라는 손을 꽉 쥐고 얼굴에 살짝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온재혁이 이번 달 말에 생일 파티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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