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장
“거짓말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어차피 난 시간 없으니까 보고 싶으면 네 엄머한테 직접 찾아오라고 해. 비겁하게 자식을 이용하는 건 정말 추잡스럽네.”
“정말 거짓말이 아니에요. 얼른 저랑 같이 가죠.”
마음이 급해진 하준은 최서진의 팔을 붙잡고 끌어내려 했다.
“이거 놔.”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았던 최서진은 짜증이 나는 듯 손을 뿌리쳤다. 심지어 힘 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하준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엉엉...”
하준은 바닥에 넘어진 채 아파서 끙끙 앓았다.
최서진도 잠시 얼떨떨하다가 이내 정색했다.
“그러게 왜 갑자기 잡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거면 이런 비열한 수단 쓰지 말고 네 엄마한테 직접 찾아오라고 해.”
고통에 눈물이 앞을 가린 하준은 서러움이 밀려오는 듯 사슴 같은 눈망울을 글썽이며 최서진을 향해 소리쳤다.
“아저씨가 저 밀었잖아요. 엄마가 아이를 때리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했어요. 아저씨 미워요. 다시는 아빠로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난 찬혁 삼촌이 훨씬 좋거든요.”
최서진도 처음에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표정이 곧바로 어두워졌다.
“나는 애초에 네 아빠가 아니야.”
말을 마친 최서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잔인하게 문을 닫았다.
하준은 땅에서 일어나 씩씩거리며 입구를 째려보다가 홀연히 자리를 떴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거야. 이런 아빠라면 나도 싫어. 찬혁 삼촌이 백배 아니 천배 더 좋아. 저런 사람이 아빠일 바엔 차라리 바람둥이 알렉스 삼촌이 낫지.’
별장을 빠져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준의 앞을 가로막는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하준은 눈앞의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저씨, 길 좀 비켜주세요.”
남자는 몸을 숙이며 말했다.
“잠깐 아저씨랑 어디 좀 다녀올까?”
그 시각 거실로 돌아온 최서진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못다 본 잡지를 다시 집어들었지만 좀처럼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고 머릿속에는 하준이 했던 말들로 가득찼다.
‘어차피 나랑은 아무 관계도 없는 아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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