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장
창밖에서 불꽃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온세라는 TV를 보던 시선을 돌려 창밖으로 향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의자를 짚고 일어났다.
아랫배가 약간 불룩한 그녀는 임신한 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
여기 갇힌 후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되었고 최서진은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집안의 모든 물건을 옮겼다. 유일한 창문도 밖에서 막혀 주먹만 한 틈만 남았고 그 유리창을 통해 강성 도심 상공의 설 연휴 불꽃을 볼 수 있었다.
온세라는 가냘픈 손으로 유리를 만지며 불꽃이 송이송이 터지는 것을 보고 눈을 깜박였다.
뒤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의 눈에 비친 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최서진이었다.
문에 들어서자마자 온세라가 창가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멍해졌다.
“대표님, 그럼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내일 아침 모시러 오겠습니다.”
맹효연의 목소리가 최서진의 상념을 깨웠다.
그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 비서의 손에서 보온 박스를 건네받았다.
뒤에서 찰칵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바깥쪽 문고리를 통해 체인이 지나가고 문을 사이에 두고 철커덕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유달리 차갑게 느껴졌다.
스마트 도어락은 최서진을 안심시킬 수 없으며, 가장 원시적인 체인과 함께 이 밀폐된 공간에 자신도 갇혀 있어야만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온세라는 문 쪽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다 급한 일이라도 생겨 당신도 여기를 나가지 못할까 봐 두렵지 않아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겠어?”
최서진은 보온 박스를 열더니 드물게 말투가 온화한 것이 밖에서와는 전혀 딴사람처럼 느껴졌다.
온세라는 허리를 짚고 식탁 앞에 앉았는데 도시락에 든 만두를 보자 안색이 변했다.
“섣달 그믐날 다들 만두를 먹더라고. 수영이가 너 야채 만두 좋아한다고 해서 특별히 음식점에서 포장해왔어.”
최서진은 접시를 놓고 식초를 붓고는 온세라에게 젓가락을 건넸다.
만두를 보자마자 온세라는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외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늘 그녀에게 야채 만두를 빚어줬는데 식초에 찍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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