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장
벽산 도로 위, 흰색 세단 한 대가 쏜살같이 질주했다.
와이퍼가 가려진 시야를 확보하여 서로의 두 눈이 마주친 순간은 정말 찰나였다.
기태하는 차 안의 운전자가 온세라라는 걸 분명히 보았다. 그런데 차를 세우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자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린 기태하는 곧바로 운전하여 쫓아갔다.
동해 국도는 강성에서 차가 가장 적은 도로였고 폭우가 내리는 날씨에는 더 적었다. 온세라는 심장이 튀어나올 듯이 쿵쾅거렸다. 특히 연속으로 차 세 대를 앞지른 후에는 온몸이 식은땀에 흠뻑 젖었다.
“지금 동해 국도야?”
“경찰들이 차들을 대피시키고 있으니까 ACC 모드 켜놓고 차 들이박을 준비해.”
‘들이박으라고?’
온세라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고 뇌리에 수많은 교통사고 장면이 스쳤다.
“아무 일 없을 테니까 무서워하지 마. 조금만 더 가면 트럭의 컨테이너가 길 중간에 막고 있을 거야. 가서 박으면 에어백이 터져. 지금으로선 이 방법밖에 없어.”
화면 속 남자의 눈빛은 차분하면서도 확고했다.
온세라는 이를 꽉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으로선 들이박는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더 달렸을까, 길의 차들이 점점 적어졌고 국도에는 미친 듯이 쏟아지는 폭우와 온세라의 차만 남게 되었다. 손이 땀으로 흠뻑 젖어 핸들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그러던 그때 멀리서 길 중간을 막고 있는 파란색 컨테이너 트럭이 어렴풋이 보였다.
쿵!
굉음과 함께 흰색 세단의 앞쪽과 컨테이너의 옆면이 세게 부딪혔다. 연기가 뿌옇게 피어오르더니 엔진에 불이 붙으면서 점점 더 거세지기 시작했다.
기태하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마침 그 장면을 목격했다. 그리고 검은색 세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왔는데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길가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빠르게 달려가 유리창을 깼다.
“온세라!”
폭우는 여전히 억수로 쏟아졌다. 기태하는 차 안에서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최서진을 보았다.
차가 부딪치던 순간 에어백이 터지면서 온세라의 얼굴을 덮쳤다. 그녀는 온몸의 뼈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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