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장
온세라는 이날 밤새 잠을 뒤척였다.
별장은 과분할 정도로 조용했고 그녀는 악몽을 꾸었다.
꿈에서 최씨 집안 사람들이 하나같이 손에 칼을 들고 그녀를 쫓아오는데 궁지에 몰린 그녀가 숲속에 들어가자 뒤에서 사람들이 또다시 횃불을 들고 쫓아왔다.
온세라는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목이 너무 아파 좀처럼 목소리가 안 나왔다.
“으악...”
결국 그녀는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며 별안간 잠에서 깼다.
커튼을 제대로 치지 않아 바깥의 달빛이 안으로 쏟아졌는데 벽 등을 비친 은은한 빛이 꼭 마치 귀신처럼 보였다.
철컥하는 문소리가 밖에서 울려 퍼지자 온세라는 이불을 꽉 잡았다.
밖의 불빛에 비친 커다란 실루엣은 카펫에서 긴 그림자를 이뤘다.
“나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고 온세라는 멍하니 상대를 바라봤다. 아직 악몽에서 잠이 덜 깬 그녀는 달빛에 비친 낯빛이 사뭇 창백했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켜지고 방안이 한결 밝아졌다.
여전히 떨고 있는 그녀를 보더니 최서진은 문득 가슴 아파하며 성큼성큼 다가갔다.
“악몽 꿨어?”
밝은 불빛 아래 온세라는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기계적으로 딱딱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괜찮아. 다 지나간 일이야.”
[여긴 왜 왔어요?]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각, 침대 머리맡의 시계를 보며 온세라는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이 더 꿈만 같았다.
“물건 가지러 왔어.”
‘물건을? 잠옷 차림으로?’
그녀는 최서진의 옷차림을 쭉 훑어보았다.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이건 최서진이 최씨 가문 별장에서 입는 그레이시 블루 세트일 것이다.
“물 좀 마셔.”
최서진이 그녀에게 물을 따라주었다.
[고마워요.]
“무슨 꿈 꿨어? 많이 무서웠나 봐?”
방금 그 꿈을 생각하면 온세라는 여전히 두려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기억이 잘 안 나요.]
꿈을 꿨더니 더 피곤해져서 연거푸 하품했다.
“얼른 자.”
온세라는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서진 씨도 여기서 자게요?]
“여긴 내 집이기도 해. 여기서 안 자면 어디서 자라고?”
[물건 가지러 왔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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