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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이번 대회에는 총 8명의 참가자가 출전했다. 1위인 백기훈은 마지막으로 출전할 예정이었고 첫 번째 출전자는 8위인 오석훈이었다. 무대 위에서 사회자의 인사말이 끝나자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오석훈은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를 반들반들하게 빗어 올린 채 무대에 올랐다. 그는 목을 가다듬고 마이크를 잡으며 노래를 시작했다. 강원우가 놀란 것은 오석훈이 첫 번째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그가 부른 노래였다. 그 노래는 강원우가 너무나 잘 아는 곡이었다. 바로 백기훈이 매일 연습하던 [명주의 밤]이었다. 강원우가 이 노래를 잘 알고 있는 이유는 백기훈이 음악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자신에게 자문했기 때문이었다. 강원우가 알기로는 백기훈은 이 곡의 작곡과 작사를 음악계에서 꽤 유명한 작곡가에게 의뢰했다고 했다. 그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지금 오석훈이 노래를 부르자 문제가 드러났다. 그리고 그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백기훈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었다. 오석훈이 백기훈보다 먼저 이 노래를 부르면 백기훈이 같은 노래를 부를 때 표절 의심을 받을 수 있었다. 창작을 중시하는 가수 대회에서 이런 문제는 치명적이었다. 백기훈이 1위 후보라 해도 이에 따라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를 생각하자 강원우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는 앞줄에 앉아 있는 백기훈의 모습을 상상했다. 백기훈은 지금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역시나 맞았다. 지금 가장 충격을 받고 당황한 사람은 백기훈과 그가 속한 음악학과의 원장 주홍연이었다. 모두가 이번 가수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실력 외에도 창작이 가장 중요했다. 따라서 오석훈의 노래가 시작되자 백기훈과 주홍연의 머리는 마치 망치에 한 방 맞은 것 같았다. 그들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오석훈이 부르는 노래가 백기훈이 부를 예정이었던 [명주의 밤]과 거의 똑같았다. 유일한 차이점은 강원우가 백기훈을 도와 수정한 부분뿐이었다. 백기훈과 주홍연은 곧바로 자신들이 배신당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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