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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유재혁과 이태균은 강원우를 앞에 두고 비아냥거렸다. 강원우는 싸늘한 눈길로 그들을 힐끗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 질 무렵 기숙사에는 또 한 명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임태성이 찾아왔다. 그는 밝은 태도로 기숙사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강원우는 비록 이태균과 유재혁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임태성에게는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이내 임태성은 회식을 제안했다. 처음 갖는 동기들 간의 식사 자리였기에 서로 불편한 관계라 해도 딱히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다섯 명은 분위기가 아늑한 작은 식당을 선정했고 임태성은 호탕하게 자신이 한턱내겠다고 했다. 그는 맥주 몇 박스와 소주 몇 병을 주문하며 모두 실컷 마시며 취할 때까지 즐기자고 했다. 임태성의 직설적인 성격 덕에 그는 강원우와 이태균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눈치채지 못했다. 술기운이 얼큰하게 오르자 화제는 자연스럽게 여자 이야기로 넘어갔고 분위기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임태성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리 학과는 남녀 성비가 딱 맞아.” 그 말에 모두가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재훈은 흥분한 듯 말했다. “나 입학 첫날에 엄청 기품 있는 여자애 한 명 봤거든? 아마 방송학과일 거야.” 유재혁은 손재훈을 흘겨보더니 과장된 어조로 자신이 본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간수연이라는 애인데 경제학과 신입생이야. 엄청난 미인이야. 학과 건물 앞에 나타나자마자 남자애들이 다투면서 짐 들어주려고 해서 난리 났었어.” 유재혁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묘사하며 간수연의 매력을 강조하려 했다. 그러나 이태균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 미인이 어디 있어?” 유재혁은 급해하며 강하게 부정했다. “진짜라니까. 고학번 황재균 선배도 이 얘기 들었다고 했어.” 유재혁이 확신에 차서 말하자 이태균과 임태성도 호기심을 갖고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심지어 손재훈도 귀를 쫑긋 세우고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강원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일었다. 간수연은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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