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선배...”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너 여정이지? 진여정 맞지?”
고유안은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며 물었다.
너무 가까운 거리라 두 사람의 숨결마저 한데 뒤엉켰다.
술기운이 서린 그의 눈동자는 어딘가 흐릿하기도, 몽롱하기도 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과 설명할 수 없는 쓸쓸함이 더 강했다.
순간 내 심장은 쥐어짜는 듯이 아프고 쓰라렸다.
“선배.”
“이거 꿈 아니야.”
“나 맞아. 나 진여정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따듯한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아주 가볍고 부드러운 키스였다...
그러나 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고유안은 나를 놓아주었다.
그는 아마 나의 놀람과 불안, 그리고 당혹스러운 기색을 눈치챘을 것이다.
곧 그는 내 손을 잡고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
차가 출발했지만 밀폐된 공간에 있는 나는 더욱 긴장됐다.
하지만 고유안은 내 손을 놓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여정아.”
“나 절대 여기서 너한테 무슨 짓 하지 않아.”
그는 손을 들어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말했다.
“여정아. 난 우리가 결혼하는 그날 밤까지 기다릴 거야.”
그 말에 나는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가 한참 뒤에야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응.”
주하준은 또다시 술에 취했다.
친구들이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요즘 자기가 왜 이렇게 저기압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송민하에게 이미 질렸을 수도, 갓 썸탈 때의 두근거림이 사라져 그녀도 그저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수도...
혹은 진여정의 부드럽고 차분한 다정함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지난번 그의 친구들이 진여정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도 사실 그는 묵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의 진여정은 그를 아예 거절해 버렸다.
그 거절에 화가 났던 그는 휴대폰을 빼앗아 그런 말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진여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전화를 꺼버렸다.
그녀는 그를 데리러 그곳에 오지 않았다.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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