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5장
#온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식사할 때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없는 대화들은 그에게 그저 소음에 불과하였다.
오전 10시가 되자 진락은 드레스와 하이힐, 갖가지 액세서리들을 가지고 왔다. 그에 온연이 분주히 위층으로 올라가 단장을 시작하였다. 처음으로 긴 머리카락들을 걷어 올려보았다. 다소 성숙한 느낌이 들었으나 그녀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앳된 모습이었다.
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꼭 맞아 떨어졌다. 탱크탑이라는 점 하나만은 그녀의 맘에 들지 않았다. 흰색은 오히려 튀지 않아 보였고 긴 치맛자락으로 하이힐을 반쯤 가려내었다.
목정침이 야외라는 것을 귀띔해준 것은, 외투를 챙기라고 일러주는 것이라 판단되었다. 최근 며칠 간 눈은 내리지 않았으나 날씨는 여전히 쌀쌀했다. 거울을 보니 목 언저리에 목정침이 남긴 자국이 선명히 보였다. 컨실러로 이를 가려보았지만 여전히 옅은 자국이 남은 채였다.
그 때, 목정침이 옷을 갈아입으려는 듯 방으로 들어왔다. 온연은 치맛자락을 슬쩍 들어올리며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이 정도면 괜찮나요?”
그는 그녀의 기대하는 듯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의 심경이 복잡해지는 듯하였다.
“그래……”
그의 인정까지 받아 낸 온연은 마음을 다잡고는 귀걸이까지 착용하였다.
“전 다 됐어요.”
그는 대답없이 옷을 갈아입으려 몸을 움직였다. 그가 옷을 채 벗기도 전이였으나 온연은 얼굴이 붉어짐을 느꼈고 이내 등을 돌려버렸다.
곧 그들은 문을 나섰다. 온연은 그녀의 몸에 걸친 코트를 꼭 감쌌으나 얇은 옷감 사이로 찬 바람이 닿아왔다. 숨이 턱 막혀오더니 이내 얼굴 빛마저 변하였다. 목정침은 이를 알아채고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가지 않아도 돼.”
온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요, 추위 따위 안 무서워요. 가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먼저 차에 올랐고, 잠시 가만히 서있던 목정침도 그녀를 뒤따랐다. 온연은 그에게 무언가 걱정거리가 있다고 어렴풋이 느꼈지만 그의 눈빛은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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