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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온연의 몸이 경직되었다. 그녀는 서서히 몸을 돌려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코앞에 있는 남자를 보며 그녀는 계속 되뇌었다. 애만 낳는다면 여길 떠날 수 있어. 아무리 노력해도 그녀는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가 없었다. 머리가 텅 하고 비워지더니 그녀가 멍하니 말했다. "머리 아직 안 말랐는데…" 그 순간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그로 인해 막혀버렸다. 서로의 숨결만이 고요한 밤 속에서 뒤엉키고 있었다. 그들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본의 아니게 그녀의 눈동자가 목정침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평소에는 도무지 읽을 수 없던 그의 눈동자에 야릇한 안개가 옅게 끼였다. 그의 마음이 요동쳤다. 그녀는 더 이상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어릴 때 그녀의 손을 잡아주던 그의 온기처럼, 따뜻하고 익숙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론 낯설고 멀었다. 그녀는 조금 무서워졌다. 그가 3년 전의 일을 생각하게 될까 봐. 그래서 또 그녀를 질색할 까봐…. 그녀에게 기회를 준 걸 후회하게 될 까봐 무서웠다. 그때 위에서 전해오는 통증이 그녀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그녀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통을 참으며 계속 그와 키스를 나누었다. 하지만 통증은 계속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심해지는 통증에 그녀의 얼굴에 땀이 흥건하게 났다. 이상함을 눈치챈 그가 숨을 헐떡이며 행동을 멈추었다. "왜 그래?"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에 조급함이 숨겨져있었다. "괜…. 괜찮아요…" 온연은 말을 할 때마다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그 모든 걸 목정침은 보고 있었다.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그는 똑똑히 알아볼 수 있었다. 눈동자에 끼어있던 안개가 냉랭함으로 바뀌었다. "밥 안 먹어서 위 아파?"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그녀가 고개를 조심스레 끄덕였다. 그는 망설임 없이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고는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서는 그에게서 분노가 느껴졌다. 곧 유씨 아주머니가 약을 들고 급히 방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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