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장
진몽요는 두피까지 저려오는 듯했다. 경소경 이 사람, 바보였던가?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싫어할수록 그는 더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굴었다.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갈쯤, 디자인팀으로 경소경의 전화가 걸려왔고, 이를 받은 주임이 목청을 돋우며 소리쳤다.
“진몽요, 경대표님이 찾으신다. 빨리 사무실로 가봐!”
진몽요는 경소경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머리가 복잡 해졌다.
“알겠습니다!”
사무실로 향하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경소경이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설마 어젯밤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자신을 찾아서 뭘 하려는 거지?
꾸물거리며 사무실 문 앞에 다다랐고,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만일 그가 무언가 요구해온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들어와.”
사무실안에서 경소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을 가다듬고는 문을 열고 들어섰고, 가까이는 다가가지 못한 채, 문 앞에 서있었다.
“무슨 일이신데요……?”
경소경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그녀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이거 ‘비상’에 전달해줘요, 온연도 마침 거기에 있으니 같이 점심이나 먹고 오던지요. 또 잊어버리지 말고.”
진몽요는 어리둥절했다.
“절 부른 게 고작 이거 때문이라고요?”
경소경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이었다.
“그러면?”
그녀는 곧 긴장이 풀렸고, 서류를 받아 들고는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그 때, 경소경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 세웠다.
“잠시만.”
그녀가 놓았던 정신줄을 바로잡았다.
“또 무슨 일……?”
“그… 오전에 회사에 왔던 사람, 당신 어머님 맞죠? 두 사람 사이가 꽤나 안 좋아 보였거든요. 어제 클럽에서 내가 했던 말, 책임질 테니까 나랑 같이 퇴근하고 우리 집에서 일 해줘요. 일당은 바로 줄게요. 안 그래도 어제 당신이 들쑤셔 놨으니까, 오늘 청소 잘 해야 할 거에요.”
경소경은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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