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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온연은 오늘이 축제라는 사실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그 사람도 온다고…목정침은 그날 이후 한 번도 집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오늘 만나면 또 무슨 일이 생길지 그녀는 예상이 가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날…그 사람 뭐라 그랬어?" "아니, 오히려 내가 너네 오빠에 대해서 뭐라 그랬지! 너네 오빠 진짜 양아치가 따로 없다니까!" 진몽요는 불안한 온연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온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날 갑자기 불같이 화낸 이유가 설마 진몽요가 한 말 때문인 건가…. 하긴 면전에 대고 욕하는데 기분 좋을 리가 없긴 하지. 돌연 시끄러운 소리가 아래층에서 전해졌다. 진몽요는 약이라도 먹은 듯 온연을 끌고 아래층으로 돌진했다. "목정침이 왔대! 우리도 빨리 가보자!" 온연은 조금 당황했다. 온연은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아직 생각해놓지 않았다. "몽요야, 손…손 좀 놔줘…. 너 혼자 가. 난 안 갈래…" "연아, 그래도 너 도와준 사람인데 고맙다 인사 정도는 해야지!" 진몽요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피할 생각뿐이던 온연은 눈앞의 사람을 보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목정침이 한무리의 학생들과 선생들에게 둘러싸여 걸어오고 있었다. 주문 제작한 검은색의 정장이 그의 피부를 더 하얗게 느껴지게 했고 그의 몸에 딱 떨어지는 옷은 그의 외모를 돋보이게 했다. 입가에 걸린 부드러운 미소가 어디서든 그를 한눈에 알아보게 했다. 진몽요가 아직 멍 때리는 온연을 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선배, 그날 덕분에 살았어요. 우리 연이가 수줍음을 많이 타서 제가 대신 감사 인사드려요." 온연은 그의 표정이 어떤지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긴장한 듯 옷자락을 손가락으로 배배 꼬았다. 그는 그녀에게로 다가오더니 살짝 몸을 수그렸다. "얼굴 좋아 보이네요. 잘 쉬었나 봐요." 그녀가 대답이 없자 진몽요가 그녀의 팔을 어깨로 툭툭 치며 말했다. "선배가 너한테 말하잖아~!" "감사합니다…" 애써 피하던 온연의 시선이 그의 부드러운 눈동자에 꽂혔다. 그 순간 그녀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괜찮아, 다음에 또 보자." 그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평범해 보이는 그의 행동이 ‘다음에 또 보자’ 라는 말 때문에 불편하게 느껴졌다. 집에서 일어날 일이 두 눈에 훤히 보이는 것 같았다. 그때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남자 한 명이 목정침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칼을 들고 있는 그 남자를 보자 그녀는 놀래 눈이 둥그레졌고 무의식적으로 목정침을 밀어냈다. 칼이 그녀의 어깨에 꽂혔다. 진몽요의 비명소리에 따라 새빨간 피가 목정침의 얼굴 튀었다. 갑작스레 발생한 일에 그는 잠시 멍해 있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그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그러고는 온연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연아….!" 범인은 경비로 인해 빠르게 제압되었다. 목정침은 온연을 안고서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력으로 교문을 향해 뛰어갔다. 그의 얼굴에 튄 피를 본 그녀는 그것을 닦아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 목정침 결벽증 있는데, 피 튀어서 엄청 짜증 나겠다. 여기 인상 쓴 것 좀 봐… 그녀의 손이 그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그녀는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병원, 응급실 복도에서. 목정침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서늘한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뼛속까지 전해지는 두려움에 아무도 그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교장이 한쪽에서 전전긍긍하며 서있었다. 왜 목정침이 올 때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정말 의문이었다. "목대표님…이건 진짜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범인은 제가 조사하라고 시켜놨으니, 곧 소식이 올 겁니다! 제가 책임지고 밝혀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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