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0장
유씨 아주머니는 곰곰히 생각했다. “별 말 안 하셨어. 아까 9시 좀 넘어서 출근하셨고, 가기전까지 콩알이랑 놀아주시던데. 보기엔 평소랑 다를 거 없었어.”
온연은 그래도 걱정이 돼서 방으로 돌아와 자세히 훑어본 뒤, 이혼서류와 관련된 물건들이 없자 포기하지 않고 서재로 갔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 했다. 보니까 목정침은 그저 말만 꺼냈지 정말 이혼할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그의 성격상 이미 서류를 준비해서 그녀의 사인을 기다렸을지 모른다.
갑자기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방금 방에 들어갔을 때, 침대가 바뀐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았어서 다시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침대가 바뀐 걸 알았다. 예전에 잇던 침대보다 훨씬 커졌고, 침구류도 다 새거였다. 목정침이 아침에 침대에서 떨어져서 화가 난 건가? 침대가 크지 않은 걸 탓했다고?
하지만 바뀐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러면 콩알이도 저녁에 그녀와 함께 잘 수 있었고, 침대가 크면 잠을 제대로 못 잘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조금 늦어지자 목정침은 전화로 오늘 저녁은 집에서 안 먹고 회사에서 야근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유씨 아주머니였고, 온연은 옆에서 다 듣고 있었다. 그녀는 망설이다가 잘못을 뉘우치려면 그만큼의 태도를 보여야 하니 그에게 밥을 갖다 줄 생각이었다. 어제는 너무 화가 나서 회사에서 그와 싸운 거였고, 적어도 그녀는 심개에게 돈을 빌려줄 때 그에게 말을 안 한 것에 대해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사과를 하고 싶다는 태도는 보여야 했다.
그와 서예령 사이가 어떻게 된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걸 따지기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목정침처럼 쉽게 여자들이 꼬이는 남자와 함께 살면 그녀도 언제든지 그가 바람 필수도 있다는 각오를 해야만 했다.
그녀는 밥을 빨리 먹고 도시락 통을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이번에 목정침 사무실 앞에 도착했을 때, 데이비드가 이상한 표정을 짓지 않는 걸 보니 오늘은 안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목정침은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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