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김시아에게 뭘 선물로 주면 좋을지 고민이었다.
미간을 좁힌 채 고심하던 김은준은 불현듯 눈을 반짝였다.
피아노 실력이 뛰어난 김시아에게 피아노를 선물해 주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평범한 피아노는 김시아에게 어울리지 않으니 세상에 유일무이한 피아노를 선물해 줘야겠다고 김은준은 생각했다.
백초 약국으로 들어선 김시아는 익숙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김시아?”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춘 김시아는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자신을 부른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진짜 김시아네!”
김민아의 음산한 시선이 김시아의 얼굴에 닿았다. 멀리서 김시아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만 해도 잘못 본 것이라 여겼는데 정말 그녀일 줄은 몰랐다.
“경성에는 어쩐 일이야? 넌 가난뱅이 부모를 따라서 산에 돌아간 거 아니었어?”
김시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김민아는 다시 입을 열어 비아냥거렸다.
“아~ 알겠다. 가난한 산속 생활에 질려서 도망쳐 나온 거구나. 백초 약국에 일하러 왔어?”
김시아는 아무 대답 없이 무심하게 되물었다.
“넌 또 여기 왜 있어?”
이치대로라면 김시아의 은밀한 컨트롤이 사라진 지금, 그들 세 가족은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보내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졸부와 다름없는 모습인 것을 보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
김민아는 양손을 허리에 짚더니 거들먹거리며 코웃음 쳤다.
“난 당연히 백초 약국에 약을 구매하러 온 손님이지. 난 너처럼 일하러 온 거 아니야!”
불운을 몰고 다니는 김시아가 사라진 뒤로 김민아의 가족은 갑자기 큰돈이 생겼다. 순식간에 졸부가 된 그들은 시골에서 경성으로 이사를 왔고 예전보다 윤택한 삶을 살았다.
다만 전에 살던 집이 갑자기 무너지는 바람에 그들은 머리를 부딪혀 흉터가 남게 되었다. 많은 방법을 사용했지만 이마에 남은 흉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고 그리하여 오늘 특별히 백초 약국에 흉터를 제거하는 약을 구매하러 온 것이다.
그런데 약국에 오자마자 뜻밖에도 재수 없는 김시아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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