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진우주는 순간 표정이 싸늘해진 채 매서운 눈빛으로 심아준을 쏘아보았다. 진우주가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심아준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 일은 자신이 잘못한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심아준은 무안해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김시아에 대한 걱정이 앞선 진우주는 더는 심아준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룸에 들어갔다. 룸 안. 김시아의 예쁜 두 눈이 안개가 낀 것처럼 요염해졌다. 분명 술에 취했지만 정교하고 하얀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경계심이 강했기에 접근하려는 사람은 모두 김시아의 공격을 받았다. “무슨 짓을 했는지 봐!” 매서운 눈빛으로 심아준을 쏘아보던 진우주는 온몸에 한파가 몰려온 것처럼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잘못했어, 화내지 마.” 심아준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나는 이렇게 술을 못 마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겨우 한 잔 마셨을 뿐인데 이렇게 취해버렸어...” “나중에 따질 거야.” 쌀쌀하게 말 한 후 진우주는 고개를 돌려 부드럽게 김시아를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갔다. 허스키한 목소리에도 부드러움이 묻어났다. “두려워하지 마, 내가 있어...” 경계심과 공격성이 매우 강해서 다른 사람이 접근할 수 없었기에 진우주는 이런 방식으로 안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우주 형, 다가가지 마! 김시아의 발길이 너무 쎄...” 하지만 심아준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진우주가 이미 김시아의 어깨를 끌어안은 걸 보고 진우주의 결말을 예견이라도 한 듯 혀를 찼다. ‘우주 형도 발길에 걷어차이게 됐구먼...’ 뜻밖에도 진우주가 김시아의 어깨를 잡을 때 김시아는 순순히 그의 품에 기대었고 옆에서 지켜보던 심아준은 놀라 말문을 잃었다. 이 유순한 모습은 방금 자신에게 발길질 할 때와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에 심아준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나 혼자만 상처받는 세상이네!’ 진우주의 품에 기대니 왠지 안정감이 느껴진 김시아는 얼굴을 비비며 백옥같은 두 팔을 벌려 진우주의 목을 감싸 안았는데 의외로 나긋나긋했다. 냉랭했던 마음이 갑자기 부드러워진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