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6장
뼈 더미를 여러 차례 밟으니, 도윤은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에 도착했다.
돌 방에서 걸어 나오며 노인은 홀딱 젖은 도윤을 잠시 바라본 후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흔치 않은 폭우지…”
“그러게요… 그런데, 제가 온 이유는…”
“그만. 이리 와서 먼저 몸부터 덥히거라. 내가 마른 옷을 가져다 주지.” 노인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돌방으로 들어가며 도윤의 말을 끊었다.
솔직히 도윤은 자신의 현재 모습에 아무렇지 않았지만, 노인이 고집하자, 그저 머리를 흔들며 그의 말을 따랐다. 방으로 따라 들어가자, 방은 전에 왔을 때와 같은 모습인 게 보였다.
곧 노인은 돌 서랍을 뒤적이더니 머리를 내밀며 도윤에게 가방 하나를 던지며 말했다. “이거 입거라.”
도윤이 가방을 받자, 노인은 침대 옆의 구덩이에 장작을 던지고 있었다. 손가락을 튕기자, 건조한 나무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돌 방을 따뜻하게 했다.
물론 깜짝 놀란 도윤은 순간 말을 잃었다. 야마시타 가문에서 제갈이 비슷한 행동을 했던 것이 떠올랐지만, 이 노인은 분명 제갈보다 훨씬 더 강했다.
당황한 도윤을 보며 노인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불꽃을 만들어 내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 말씀은 제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거네요…” 도윤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어쨌거나, 유적지를 지키는 노인이 이렇게 강하다는 말은, 도윤의 현재 수련 상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과 같았다.
“강하면 뭐 어쩔 거야? 어차피 이 힘을 쓸 곳도 없어! 원할 때마다 불을 만들어내는 게 편하긴 하지… 그래,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병 나기 전에 얼른 옷이나 갈아입어.” 노인이 불 옆에 앉아 다리를 꼬며 말했다.
“그…그런데… 이 옷은…” 도윤은 노인이 던진 가방을 바라보며 살짝 민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모든 노인의 옷은 삼으로 만들어진 옷이다. 그동안 도윤이 본 노인들의 옷은 다 그러했다. 물론, 지배자로서 도윤과 잘 맞는 옷이었지만, 지금 도윤은 세속에 있었다! 만약 그런 옷을 입고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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