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말을 마친 임시월은 치맛자락을 들고 달려가 서명훈한테 말을 건넸다.
“대표님, 저희 연회장에 육신 그룹 대표님이라 사칭하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이 사람이 더는 거짓말하지 못하게 대표님이 와서 따끔하게 혼내 주세요.”
서명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요? 누가 육신 그룹 대표를 사칭하고 있는 건데요?”
서명훈의 옆에 있던 노부인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자신의 손자가 매번 이런 표정을 지을 때면 장난을 치려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육신 그룹 연회니까 적당히 하고 들어와.”
서명훈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어르신한테 말을 건넸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구경이나 하러 가는 거예요.”
육 어르신은 평생 두 명의 아이를 낳았었다.
딸 하나 아들 하나였는데 아들은 육신 그룹의 회장인 육정오였고 딸은 서씨네 여사님이었다.
서명훈하고 육진우는 사촌 형제인지라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셈이었다.
어르신을 부축해 쉴 곳으로 데려가고 난 서명훈은 임시월을 따라나섰다.
임시월은 서명훈을 데리고 오며 거만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육진우와 임진우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바로 이 두 사람이에요. 이 남자는 자기가 육신 그룹 대표라고 하면서 사기 치고 있어요! 초청장도 없는 걸 보면 분명 몰래 기어들어 온 게 틀림없는데도 인정하지 않는다니까요!”
고상준은 서명훈이 다가오는 걸 보고 공손한 자태를 취하고 있었다.
서씨네 장남인 서명훈은 미래 서씨네 계승자이니 말이다.
그는 앞으로 걸어 나와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
“서명훈 대표님.”
서명훈은 웃음기 가득한 눈빛으로 육진우를 힐끔거렸다.
“오? 이 사람이 왜 사기 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고상준은 곧바로 육진우의 신분을 풍자하기 시작했다.
“술집을 드나들며 여자 돈만 뜯어먹고 사는 모델이 어떻게 육신 그룹 대표일 수가 있어요! 더군다나 시골 촌뜨기하고 결혼까지 했잖아요!”
이 사람은 육진우를 폄하하고 있었다.
입꼬리를 올리고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 서명훈은 육진우를 유유히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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