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장
고상준하고 더는 엮이고 싶지 않은 임지연은 두 사람을 지나쳐 그럴듯한 목걸이를 고른 뒤 돈을 물고 자리를 훌쩍 떠나버렸다.
가는 길 두 사람은 침묵만 지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임지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육진우 씨, 차라리 해성시를 떠나는 게 어때요?”
그녀는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연애하는 1년 동안 고상준은 늘 점잖은 척 연기를 했었는데 지난번 병원에서 마주친 뒤로 임지연은 그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작은 원한도 참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걸 몸소 깨달았었다.
이런 사람은 절대 손해를 보는 일도 없을 테고 오늘 주얼리 가게에서도 상대의 적대심을 뚜렷이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니 육진우를 쫓아내겠다는 고상준의 말 또한 거짓은 아닐 것이다.
그냥 쫓아내면 몰라도 아마 고상준은 더욱 음흉한 심보로 육진우를 괴롭힐 수도 있다.
“왜요?”
육진우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임지연을 바라보았다.
임지연은 눈가에 죄책감이 서려 있었다.
“해성시에서 고씨네 가문은 명망 있는 집안이에요. 고상준 이 인간은 속이 좁은지라 방금 한 말들이 그냥 겁주는 말은 아니었을 거예요. 혹시라도 진우 씨를 해할까 봐 그래요.”
임지연의 침울해 보이는 말을 듣고 나자 육진우는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제가 해성시를 떠나면 뭘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로 인해 임지연은 곤란해졌다.
하긴!
육진우는 해성시를 떠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임지연은 고개를 숙여 잠시 고민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병세가 안정되면 어차피 할아버지를 데리고 도성시로 떠날 것이고 육진우도 이 일로만 밥벌이를 할 수가 없으나 직장을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도성시로 가서 살아요.”
임지연은 사뭇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육진우는 의아해졌다.
“도성시에 가서 뭐 하게요?”
“제가 의학계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거든요. 과소비만 안 하면 그쪽을 먹여 살릴 수는 있을 거예요. 거기에 가서 적당한 직장 하나 찾아요.”
임지연은 주도면밀하게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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