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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산 중턱에 있는 별장으로 돌아온 임지연은 임시월이 입원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남서우의 번호로 말이다. 병원 쪽에서는 그 전화를 받고 공손히 말을 건넸다. “남서우 씨, 부탁하실 일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제 친구가 해성시에 와서 병원에 들러보겠다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실까요?” 임지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있었다. “그럼요. 당연히 괜찮죠. 언제 오실 거예요?” 남서우가 의학계의 천재 소녀라 그의 친구면 당연히 의학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남서우가 병원에 신세를 졌으니 나중에 꼭 보담을 할 테니 말이다. “내일 아침이요.” 임지연이 답했다. 원장은 두말없이 승낙했다. “그래요. 친구분한테 전화하라고 하세요. 최근 병원에 말 못 할 사정이 생겨서 들어오기 힘들 거예요. 제가 직접 친구분을 데리고 들어가도록 할게요.” “네, 부탁드려요.” 임지연은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뒤로 방에 들어온 육진우는 손에 들려 있던 검은 상자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임지연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예요?” “드레스요. 3일 후에 연회가 열리는데 같이 참석해 주셨으면 해서요.” 육진우가 답했다. 임지연은 선물 상자를 열어봤더니 안에는 연한 파란색 드레스가 들어있었다. 부드러운 옷감으로 보아 가격이 상당할 텐데 그녀는 약간 의문이 생겼다. “무슨 연횐데요?” “회사에서 주최하는 거예요.” 지금 인터넷에서는 육진우를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모델이라 여기고 있고 임지연마저 비난을 하고 있으니 육진우는 해성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육신 그룹 연회에 임지연을 데리고 가면 무성한 소문들을 잠재울 수 있을 거라 여겼다. 육진우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지연은 어리석지도 않고 되레 똑똑하기만 한데 왜 나를 모델이라 굳게 믿고 있는 걸까? “회사요?” 임지연은 입만 뻥끗거리다 잠시 후 머뭇거리며 말을 건넸다. “저... 저기... 회사에서 연회도 주최해요?” “네.” 육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요?” 한참을 침묵하고 있던 임지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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