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다시 돌아왔을 때 집안은 마치 아까 집안이 떠들썩했던 적 없었던 것처럼 이미 완전히 조용해졌다.
문 앞에서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신발장에 젖병이 놓여 있는 것을 보지 않았더라면 연준호는 방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뻔했다.
안이서는 주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불을 끄고 나오다가 마침 돌아온 연준호를 보고 말했다.
“돌아왔어요? 하율의 젖병을 안 가져갔더라고요. 제가 내일 언니에게 가져다줘야겠어요.”
“그래.”
연준호는 안이서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방금 차 안에서 할아버지께 말씀드린 일에 관해 사실 연준호는 안이서에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안이서는 연준호의 기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준호 씨, 오늘 밤 집에 갑자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와서 정말 폐를 끼쳤어요. 조카가 또 시끄럽게 굴어서 귀찮았죠? 앞으로는 안 그럴 거예요. 다음에 또 이런 모임 있으면 나가서 먹어요.”
안이서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니 연준호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오늘 밤 그가 퇴근하고 돌아온 후부터 지금까지 연준호는 귀찮다고 생각한 적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게다가 안채아를 집으로 초대한 것도 연준호와 할아버지의 뜻인데 안이서가 왜 갑자기 그렇게 말한단 말인가.
연준호의 놀랍고 의아한 표정을 본 안이서는 비로소 알아차리고 웃으며 설명했다.
“준호 씨가 귀찮은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요. 제가 아니었다면 갑자기 이렇게 많은 일을 벌이지 않았을 거잖아요. 그래서 죄송했어요.”
오늘 밤의 일을 겪은 후, 안이서는 마음속으로 연준호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동시에 연준호의 가족은 분명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딱 봐도 일반 어르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준호 씨, 우리는 처음부터 결혼을 잘못했어요. 준호 씨도 준호 씨만의 고충이 있고, 저도 저만의 문제가 있어요. 일이 여기까지 왔으니 저도 준호 씨에게 폐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전에 준호 씨가 한번 잘 지내보자고 했던 일은 잊어버려요. 우리는...”
안이서가 말을 마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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