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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장

기아연은 위기감이 들어 물었다. "이분은?" "비서예요." 유지아가 바로 답했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정말 관리 잘헀네요, 열일여덜 살 여자애 같아요." 기아연이 또 물었다. "알 필요 없어요." 유지아는 서로 악수하고 있는 손을 아직도 잡고 있는 걸 힐끗 보고는 괜스레 짜증이 났다. '이게 악수야, 손잡은 거야?' 기아연은 할 말을 잃었다. 진연훈은 유지아가 먼저 자신의 신분을 말했지만 뭔가 불쾌한 말투 같아 보였다. '질투하는 건가?' 진연훈은 입꼬리가 올라가서 손을 바로 놓지 않고 되레 더 잡고 있었다. "연훈 씨 비서가 개성이 있네요." 기아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기아연이 손을 거두려고 하는데 상대가 계속 손을 놓지 않고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기에 기아연은 아주 흥분했다. '진연훈이 나한테 관심 있는 건가?!' 그러면서 진연훈의 옆으로 가서 그의 팔짱을 끼고 방으로 들어갔다. 진연훈은 그 손을 보고 역겨워 미간을 찌푸렸지만 매너를 지키느라 뿌리치지 않고 뒤에서 따라오는 유지아를 힐끗 쳐다보았다. 유지아의 얼굴에서 아무 표정도 읽을 수 없었다. 진연훈은 할 말을 잃었다. 유지아가 지금 짜증이 나 있었는데 그렇다고 뛰쳐나가 두 사람만 있게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걸 진연훈이 알 리가 없었다. 유지아가 방에 들어가니 안에는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위에는 생화와 와인이 있었고 끝에는 의자가 두 개 놓여있었다. '이게 의술을 봐달라는 거 맞아?' '맞선 보는 거 봐달라는 거겠지!' 유지아는 더 짜증이 나서 방에 휴게실이 있는 걸 보고 들어가 안에서 의자르 꺼내 테이블 중간에 앉았다. "얘기하세요, 저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고는 이어폰을 꽂고 같은 그림 맞추는 게임을 시작했다. 진연훈과 기아연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 '무슨 비서가 이렇게 당당해?!' '게다가 대표님이 사적인 얘기를 하는데 비서가 밖에서 정윤동이랑 같이 지키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진연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기아연도 뭐라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기아연의 착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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