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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혼란을 틈타, 유지아는 진연훈의 힘 있는 팔을 따라 젖 먹던 힘으로 그의 곡지혈을 꾹 눌렀다. 진연훈의 손이 풀리자 유지아는 등을 벽에 붙인 채로 산소를 크게 들이쉬었다.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 진연훈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잡고는 주먹으로 유지아 옆의 벽을 내리쳤다. 하얀 벽에 바로 빨간색 주먹 자국이 났다. "연훈 형!" 정윤동은 바로 그의 허리를 잡고 더 다칠까 봐 얼른 벽을 멀리하면서 유지아를 보며 소리쳤다. "얼른 의사 선생님 불러오세요!" 유지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고통스러워하는 진연훈의 모습을 보며 겁에 질렸다. '자칫하다가는 죽을 뻔했어!' "왜 그러고 서 있어요, 빨리요, 저 더는 못 버텨요!" 유지아가 가만히 서 있자 정윤동이 소리 질렀다. "그냥 둬요, 제가 할게요." 유지아의 가느다란 팔을 옆에 내리우고 손을 돌리더니 손가락에 은침이 생겼다. 정윤동은 그의 담담한 말투에 피를 토할 것 같았다. '참나, 우리 형님이 발작하면 야수와 다름없어서 나 같은 사람 둘도 잡을 수 없어.' '그런데 나약한 당신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진연훈한테 명치를 맞고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고는 진연훈이 또 세게 그를 밀어내 바닥에 넘어지게 되었다. 발작한 진연훈은 마치 미친 야수와 같아 먹이만 보면 "물어버린다". 진연훈이 유지아한테 덮치려고 하는데 유지아는 놀라지 않고 태연하게 자리에 서 있었다. 야들한 손을 드니 손가락에 있던 은침이 진연훈의 인당혈에 꽂혔다. 진연훈은 몸이 굳어지더니 힘없이 유지아한테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정윤동은 깜짝 놀랐다. '대박, 은침이 있었어?' '아니, 발작하면 두 성인 남자도 말리지 못하는 형님을 침 하나로 해결한 거야?!' - 의무실. 진연훈이 서서히 눈을 떴다. 눈을 뜨니 거꾸로 된 세련된 얼굴이 보였는데 눈이 아주 예뻤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코끝에서 여자애의 은은한 향이 아주 향긋하게 풍겨왔다. 그 여자애가 부드러운 작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눌러주었는데 힘이 아주 적절했고 아주 편안했다. 이런 편안함이 온몸을 홀가분하게 했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 편안함을 느꼈다. 그가 눈을 감고 아직 깨지 않은 척 계속 느끼려고 하자 머리 위에 있던 손이 사라졌다. "깼으면 자는 척하지 마세요." 차가운 말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곁을 지키고 있던 정윤동은 형님이 깼다는 소리에 걱정하며 얼른 침대 옆으로 갔다. "연훈 형, 괜찮아요? 기철남이 지금 오고 있어요. 전에 이렇게 오랫동안 기절한 적이 없어서 정말 놀랐어요." 진연훈은 할 말을 잃었고 더는 연기할 수 없었다. "꺼져!" 그는 몸을 지탱하고 일어나 앉았는데 몸에서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진연훈이 갑자기 자신한테 소리를 지르자 정윤동은 아주 억울했다. 형님이 왜 소리 지르는지 몰라 그저 억울하게 "네"하고는 정말 꺼져버렸다. 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 진연훈은 병실 침대에 기대 붕대를 감고 있는 손을 멍하니 바라보며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회상하였다. "진 교수님 괜찮으시면 저 먼저 가볼게요." 유지아는 말 하고는 돌아섰다. 진작에 가고 싶었지만 정윤동이 형님이 깨어나기 전까지 가지 못한다며 막았었다. 침을 유지아가 놓았기 때문이었다. "네가 살아있는 줄 알면 내 형님과 누나들이 수단이 얼마나 많은데 널 가만둘 것 같아?" 진연훈은 머리를 들어 유지아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금테 안경이 막아주지 않자 날카로운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떠나려던 유지아는 멈칫했는데 그때 일어난 일들과 잔혹한 상황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진씨 가문 형제들이 서로 싸우고 양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고, 양어머니가 차 사고로 돌아가시고... 그런데 진연훈은 '내 형님과 누나들의 수단'이라는 말로 자신을 그 사건에서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진실이 정말 그런 거야?' "혹시... 작은삼촌?" 유지아는 뒤돌아 물었다. 이제야 남자의 신분을 알아차린 듯했는데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 모습을 본 진연훈은 헛웃음을 쳤다. '연기를 너무 못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모르는 척하고 전보다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물었다. "이제 안 엮이려고 안 해?" 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 "뭘 어떡하려고요?" 유지아가 진연훈을 보며 물었다. 진연훈이 무슨 뜻인지 알아챌 수 없었다. '내가 살아있다는 걸 진씨 가문 사람들한테 알려주겠다는 건가?" 유지아의 경계하는 눈빛을 본 진연훈은 이런 낯선 느낌이 너무 싫었다. 하지만 표정 변화 없이 그녀한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리 와, 너 목 괜찮은지 보게." 유지아는 움직이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진연훈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작은 삼촌, 병 있죠!" 진연훈은 할 말을 잃었다. 병이 있기는 했지만 유지아의 말투가 뭔가 이상했다. "비서가 조금 전에 드린 서약에 아바펜틴이랑 카마시핀이 있는데 신경성 통증을 치료하는 거예요. 게다가 발작하는 상황으로 봐서 아마 심한 만성 두통이신것 같은데 오랫동안 지속된 것 같네요." 유지아는 정윤동이 진연훈을 의무실로 데려왔을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정윤동은 의사 선생님한테 간단하게 손에 있는 상처를 치료하게 하고는 의사 선생님을 보냈다. 그러고는 작은 약병에서 약을 한 알 꺼내 진연훈한테 주고 전화하러 갔었다. 유지아가 그때 약을 보았는데 약 모양이 전에 인터넷에서 알게 된 의사가 알려준 두통을 치료하는 약이랑 비슷해서 눈여겨보았다. "계속 말해 봐." 진연훈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차가운 기운을 뿜고 있는 유지아를 쳐다보았다. '나한테 질척거리던 공주가 이렇게 변한 거야?' "이 두 약 성분은 부작용이 있어서 오래 먹으면 안 돼요. 내가 외할머니한테서 한의학을 배웠는데 이 병을 완치시킬 수 있어요." 그러고는 바로 주제를 돌렸다. "하지만 그 보상으로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진씨 가문한테 내 신분을 말해서는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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