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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유지아는 교감 사무실을 나서 가볍게 숨을 내 쉬었다. '진 교수님이... 정말 그 사람이야?!' '그냥 보기에는 아주 화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잡아먹는 진씨 가문 사람들...' "학생, 내가 시험장으로 데려다줄게." 매력적인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고 그 소리에 유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보았다. 기다란 복도에 훤칠하고 잘생긴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남자가 서 있었다. "괜찮..." 거절하는 말을 하지도 못했는데 진연훈이 긴 다리로 성큼 걸어와 그녀의 곁에 멈춰 섰다. "괜찮아, 가는 길이야." 거절하지 말라는 말투였다. 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복도에서 그 말을 들은 정윤동이 참지 못하고 진연훈을 불렀다. "연훈 형..." '가는 길 아니잖아요, 원장님 기다리신다고요!' 진연훈은 머리를 돌려 그를 힐끗 보았는데 금테 안경 아래로 아주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오늘 날씨 참 좋네요, 허허." 정윤동은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고 머리를 긁적이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학생, 가자." 진연훈이 유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잘생긴 얼굴에 뚜렷한 오관을 하고 미소를 짓고 있는 진연훈은 조금 전의 살기를 품은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자신이 환각이 생긴 줄 안 정윤동은 할 말을 잃었다. '형님, 이렇게 티 나게 차별해도 되는 겁니까?!' '하지만 정말 예쁘게 생기긴 했네요...' 그들의 속마음을 알 리가 없는 유지아는 진연훈의 뒤를 따라갔다.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복도를 걷고 있으니 복도가 아주 예쁜 풍경 같았다. 계단을 도는 곳에서 앞에 있던 진연훈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유지아가 얼른 멈춰 섰기에 부딪히지 않았다. "학생,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 진연훈은 뒤돌아 유지아를 쳐다보며 물었다. 유지아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지만 아무런 표정을 하지 않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교수님, 이런 플러팅은 이미 시대가 지났어요." 진연훈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한 걸음 다가가서 유지아의 눈빛을 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날 못 알아보는 거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 거의 190cm가 되는 진연훈이 168cm인 유지아를 내려다보니 무언의 압박감이 생겼다. 조금 전의 다정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유지아는 자기도 몰래 뒤로 두 걸음 물러섰는데 진연훈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두 걸음 다가갔다. 유지아가 뒤로 물러서려고 하자 등이 벽에 닿았다. "너 정말 나 기억 안 나? 진. 연. 우!" 진연훈은 한 손으로 벽을 짚고 복잡한 눈빛으로 유지아를 내려보며 물었다. 그 이름을 들은 유지아는 가슴이 찌릿해 났다. '역시나, 들켜버렸어.' 17년 전에 유지아가 잘 못 안겨가서 진씨 가문에서 6년 딸로 살았었다. 11년 전에 진씨 가문 어르신이 돌아가면서 셋째 도련님을 가주로 임명했는데 셋째 도련님이 임명하기 전날 밤, 갑자기 살해당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증거들이 그때 유지아의 아버지였던 여섯째 도련님 진영일을 가리켰다. 모든 사람들이 진영일이 권력을 위해 형제를 죽였다고 했고 감옥에 가게 되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형제를 죽였다는 걸 믿지 않았고 몇 개월 동안 조사해서 겨우 단서를 찾았는데 진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 사고를 당해 돌아갔고 사고를 낸 운전사도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외할머니가 이상함을 느끼고 여섯째의 핏줄을 남기려고 불로 집을 태워 죽음을 위장하고 유지아를 데리고 시골로 도망갔다. 그렇지 않았으면 유지아도 무사히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때 일이 떠오르자 유지아는 심장이 울렁거렸다. 지금은 진씨 가문 여섯째 도련님 부부가 친부모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지만 키워준 정을 평생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지아가 B 시로 돌아온 이유도 세력을 키우고 증거를 찾아 경성에 가서 양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양어머니의 복수를 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진짜 범인을 찾기 전까지 진씨 가문 모두를 쉽게 믿지 않겠다고 했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전에 자신과 제일 친했던 사람이었어도 말이다! "전 진연우가 아니에요. 전 유씨이고 지아라고 해요." 유지아는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머리를 들어 남자의 새빨개진 눈을 보며 말했다. "아니, 넌 이씨야, 이씨 가문 친딸!" 진연훈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유지아의 촘촘한 속눈썹이 부들거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알아보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알아낼 수 있는 일이었다. "알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걸 잘 알겠네요, 비켜주세요." "너..." 진연훈의 새빨개진 눈동자에는 차가운 유지아의 얼굴이 비쳤다. 전에 분명히 자신과 아주 친했던 여자애가 왜 갑자기 이렇게 차갑게 변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진연훈은 머릿속에서 뭔가 분열되는 것 같아 미간을 찌푸렸다. 잘생긴 얼굴은 순간 고통스러움으로 변했다. 유지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돌려 벽을 짚고 있는 그의 손을 보았는데 핏줄이 튀어나왔고 마치 뭔가를 참고 있는 것 같았다. '병이 있어?! 지금 병이 발작한 거야!' "병이 있... 아..." 유지아가 입을 열자 바로 힘 있는 손이 그녀의 목을 잡았다. 진연훈의 눈은 더 빨개졌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아주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왜... 날 떠난 거야... 내가..." 진연훈의 힘은 더 세졌고 유지아는 호흡이 가빠졌다. 두 손으로 그의 손을 풀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고 얼굴이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다... 정윤동이 모퉁이를 돌자 진연훈이 유지아의 목을 조르고 있는 걸 보고 재빨리 뛰어갔다. "젠장, 연훈 형! 빨리 손 놔요! 이러다 사람 죽겠어요!" 공기는 점점 희박해졌고 유지아의 얼굴은 이미 진한 빨간색이 되었다. '이러다가 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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