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말을 꺼내자마자 날 선 신경전이 펼쳐졌고 차가운 태도로 응수하는 윤지현의 반응에 심은우는 상처를 받았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는 침대 곁에 무릎을 꿇고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 정말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어. 한 번만 딱 한 번만 기회를 줘.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진심이 담긴 듯한 목소리에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지만 윤지현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굳이 고칠 필요 없어. 넌 그냥 네 본능에 충실했을 뿐이니까. 지난 반년 동안 연애 잘했잖아?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살아. 난 널 방해할 생각 없어.”
차가운 말투에 심은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심은우는 그녀의 손을 강하게 잡고 입맞춤을 하며 애원했다.
“제발 용서해 줘. 그 여자랑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 난 평생 너만 사랑해.”
“그만.”
윤지현은 힘껏 손을 빼내며 차갑게 잘라 말했다. 입안까지 차올랐던 독설을 뱉고 싶었지만 더는 말할 가치조차 없다고 느꼈다.
“심은우, 이제 다 끝났어. 난 반드시 이혼할 거야.”
“이혼은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계약서? 다 찢어버렸어!”
심은우의 눈빛이 붉게 물들며 감정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지만 윤지현은 단호했다.
“그래? 그럼 법정에서 보자.”
“정말 우리 관계를 그렇게 쉽게 포기할 거야? 단 한 번만 날 용서해 주면 안 돼?”
심은우는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난 너 없이 못 살아.”
“뭐 하는 거야! 손 치워! !”
윤지현은 베개를 들어 힘껏 던졌다. 그 순간, 소파 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손태호, 물 좀.”
그와 동시에, 담요가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조도현이 상체를 일으키며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한쪽에서 얌전히 자는 척하던 손태호는 재빠르게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들었다. 둘은 아침부터 한바탕 막장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병실 안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