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여자아이가 치마를 살짝 들고 위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은 마치 구천의 선녀 같기도 하고 그림에서 나온 요정 같기도 했다. 정말 한입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었다.
“이, 이것은 전지훈 디자이너의 걸작 아닌가요?”
변수찬이 알아보고 더듬거리며 소리쳤다.
박현우는 그제서야 생각을 접고 이다빈이 입고 있는 치마를 바라봤다.
이 드레스는 그동안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손에 넣고 싶었던 전지훈의 작품이 아닌가?
이다빈은 두 사람 앞에 다가와 말했다.
“네, 맞아요. 이 드레스는 전지훈 디자이너의 걸작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네가 입고 있어?”
박현우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제 실력으로 얻은 겁니다.”
이다빈은 사실대로 답했다.
“이 드레스가 T.F 회장님의 손에 들어갔다고 들었어.”
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이다빈을 찬찬히 훑어봤다.
이다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2초간 숨을 돌린 뒤 대답했다.
“이 드레스는 T.F 회장님께서 선물해 주셨어요.”
“이렇게 비싼 드레스를 왜 너에게 줬어? T.F 회장님을 어떻게 알아? 두 사람이 무슨 사이야?”
한마디씩 물을 때마다 눈빛에는 위험이 점점 더 서려 있었다.
점점 싸늘해지는 것 같은 공기에 이다빈은 방금 한 말과 예전에 바람피우지 말라고 박현우가 언급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러면서 이 남자가 또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했다.
“일단 한가지 정확히 말씀드릴 것은요, T.F 회장님은 여자예요. 드레스를 왜 나에게 줬는지, 나와 어떤 사이인지는… 모두 나의 프라이버시니까 꼬치꼬치 캐물어도 말할 생각이 없어요.”
“여자? T.F 회장이 여자라고?”
박현우는 의아한 말투였다.
“네, 그러니까 나와 회장님 사이에 무슨 부적절한 관계가 있을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그런 뜻이 아니야. 이상한 생각한 적이 없어.”
박현우는 연신 해명했다.
이다빈은 그저 한마디 하며 웃어 보였다.
“허허.”
박현우는 내심 어색해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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