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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탕’하는 소리와 함께 이진해가 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이다빈을 보고 말했다. “짝퉁을 주고도 이렇게 떳떳하다니. 정말 생각이 없구나!” “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건강에 안 좋아요. 다빈이가 원래 이런 성격인 것을 어떡하겠어요. 화내시면 할아버지 몸만 상할 거예요.” 이은영이 얼른 이진해 옆으로 와서 등을 토닥토닥 두드렸다. 임옥희도 화가 나 있었다. 이를 악물고 다가가 직접 손으로 그림을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은영은 마음이 더욱 뿌듯해졌다. 하하, 이다빈이 일심전력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애쓴들 어쩌랴. 자신이 조금만 손을 써도 그녀의 모든 것을 헛수고로 만들 수 있다. 이 시골 촌뜨기는 우리 같은 백조와 싸울 자격이 없다. 하지만 이은영은 걱정스러운 척하며 얌전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다독였다. “할아버지, 할머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해서 이 일이 외부에 퍼뜨려지지 않게 주의 시켜 주세요. 혹시라도 주 대가의 귀에 들어가면 안 되잖아요. 소문만 나지 않는다면 주씨 가문이 우리를 탓하지 않을 거예요.” “맞아, 맞아, 화가 너무 난 나머지 깜빡할 뻔했어. 역시 은영이는 생각이 깊다니까!” 이진해는 흐뭇한 표정으로 이은영을 바라보더니 모두에게 알렸다. “여러분, 저희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이 집안에서 있었던 일은 외부에 발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어르신, 이럴 필요 없어요. 이 일은 절대 함부로 발설하지 않을 거예요.” “맞아요! 젊은 녀석이 제멋대로라 철이 없을 뿐이에요. 굳이 일을 크게 만들 필요 있을까요? 이번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장담하기 어려워요.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똑똑히 가르쳐야 해요. 서주는 각 방면의 대가들이 모여있는 곳이에요. 다빈이가 다음에 또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되잖아요. 그때 가면 이렇게 쉽게 해결할 수 없을 거예요.” 모두들 말하면 할수록 결과가 두려워졌다. 이다빈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사람들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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