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이다빈은 눈을 희번덕이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내 스타일이든 아니든 박현우 씨와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
순간 박현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역시 저 사람이 마음에 드나 보군!”
이런 박현우의 눈빛을 이다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는 항상 점잖고 도도한 눈빛으로 사람을 바라봤다. 늘 차분함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눈빛에 한 줄기 분노가 번쩍이는 것 같았다.
이다빈은 자신이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
“박현우 씨, 왜 갑자기 화를 내는데요? 애초에 우리가 한 약속을 잊었어요?”
박현우의 까만 눈동자에 한 가닥 흐리멍덩한 빛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고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 한 달 동안 너는 나, 박현우의 약혼녀라고! 약혼녀로서의 본분을 지키기를 바랄게!”
“좋아요. 약속할게요. 한 달 동안 박현우 씨를 두고 바람피우지 않을게요.”
박현우의 까만 눈동자에 음산한 빛이 스쳐 지났다. 잇달아 음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한 달 뒤에는 마음대로 하겠다는 말이야?”
이다빈은 어이가 없었다.
“혹시 잠을 덜 깬 거예요? 아니면 머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그때가 되면 박현우 씨는 박현우 씨이고 나는 나예요. 남남이라고요. 내가 무엇을 하든 박현우 씨와는 상관이 없어요. 왜 참견하는데요!”
말이 끝나자마자 이다빈은 박현우의 손바닥에서 손을 뺐다.
박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주먹을 풀고 손을 폈다.
박현우는 눈앞의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조금 전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박현우 씨는 박현우 씨이고 나는 나...”
심장이 조여왔다.
이다빈은 일찌감치 박현우에게서 시선을 떼고 용재혁을 바라봤다.
“나를 따라와요. 주의사항 좀 얘기해 줄 테니까.”
박현우의 얼굴에 다시 한번 위험한 기색이 드러났다. 칼같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용재혁을 겨누고 있었다.
용재혁을 쳐다보던 그의 눈에 한 줄기 알 수 없는 빛이 번뜩였다.
“생각해봤는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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