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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이다빈은 맑은 눈을 가늘게 뜨고 박유진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이거 놔! 이 천한 년아! 감히 나에게 욕하고 반격하다니! 신분이 미천한 시골 촌년이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 거야!” 이다빈은 얼굴이 싸늘해지더니 손에 힘을 꽉 줬다. 손목이 꺾인 박유진의 손가락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악! 악! 아파! 아프다고! 손목이 끊어지겠어! 끊어진다고! 이다빈! 이 손 놓지 못해!” 유미는 얼른 다가가 제지했다. “이다빈, 함부로 굴지 마. 유진이는 박씨 집안에서 아끼는 딸이야. 만약 다치기라도 한다면 집안에서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도 너를 감싸주지 않을 거야!” “지금 협박하는 거야? 나에게 협박 따위 통하지 않아.” 이다빈은 피식 웃더니 손에 힘을 줬다.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박유진의 손목이 탈골되었다. “아악.” 돼지 멱따는 비명소리가 박유진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너, 너, 너!” 유미는 깜짝 놀라 말도 못 할 지경이었다. 이다빈이 정말 손을 쓸 줄 몰랐다. 너무 무서운 여자다! 이다빈은 정교한 눈썹을 찡그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탈골만으로 그치지 않을 거야. 손을 아예 망가뜨릴 수 있어.” 소리를 지르려던 박유진은 마귀 같은 이다빈의 눈을 마주친 후 입을 다물었다. 계속 싸우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미안해.” “한 가지만 더 물을게. 천한 년이 누구야?” 이다빈은 말을 하면서 그녀의 다른 한쪽 팔을 바라봤다. “이.다.빈.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러다가…” “하하.” “미안해, 미안하다고. 나, 천한 년은 나야. 내가 천한 년이야!” 박유진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했다. 이다빈이 박유진을 힘껏 뿌리치자 그녀는 뒤로 나자빠졌다. 얼굴은 콧물과 눈물범벅이 되었다. “유진아, 괜찮아?” 유미는 박유진의 손을 보며 관심하듯 물었다. “아파. 아파! 부러진 것 같아.” 유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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