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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장

“왜 또 창문으로 들어왔어?” “습관이야.” 용재혁은 창문을 닫으며 입을 열었다. 이다빈은 어이없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참으로 보기 드문 습관일세... “내일 정말로 이사 가게?” 용재혁이 물었다. “왜? 섭섭해?” “섭섭한 게 아니라 박현우 집에 있으면 네 안전은 보장될 거잖아.” 이다빈은 실소를 터뜨렸다. “너 농땡이 부리려고 그러는 거지? 현우 씨네 경호원이 날 보호하면 넌 한가할 거잖아?” 용재혁은 계면쩍게 목청을 가다듬으며 거의 묵인하는 격이었다. “내일 저녁에 마지막으로 하룻밤 더 묵고 모레 아침에 학교로 짐을 옮길 거야.” 말을 하던 이다빈이 귀띔을 해주었다. “나하고 같은 날에 떠나진 마. 현우 씨가 워낙 세심한 성격이라 우리 사이를 진작부터 의심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떠나자마자 너도 떠나게 되면 그건 아예 이실직고하는 거나 다름없어.”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같은 날 떠나지 않을게.” “그래.” 둘이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방에 있어?” 박현우는 문밖에 서서 물었다. “큰일이네! 빨리 나가!” 이다빈은 용재혁을 밀쳤다. 반응이 빠른 용재혁은 창문 쪽으로 몸을 날렸다 곧 창문을 닫았다. “왜?” “집사님이 밑에 있어!” “뭐...” 이다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박현우의 목소리가 재차 문밖에서 들려왔다. “답 없으면 들어간다.” 곧이어 문이 열렸다. 용재혁은 재빠르게 침대 밑으로 몸을 숨겼다. 이다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안색도 안 좋고 이마에 땀이 맺혔는데?” 박현우는 이다빈 앞으로 걸어와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 예쁜 눈동자에 이상한 기운이 스쳐 지나간 이다빈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별일 아니에요. 방금... 운동을 좀 했거든요.” “아, 그렇구나. 운동할 거면 날 부르지 그랬어. 둘이 같이 운동하면 심심하지도 않고 좋잖아.” 박현우는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이다빈을 주시했다. 이다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시선으로 그 남자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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